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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10] "봉사도 중독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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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웃 10] "봉사도 중독되네요"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04.16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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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씨(54, 구로2동자원봉사캠프장)

"대학교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했었죠. 그러면서 키 작은 아이들도 짐 나르는 일을 하는 걸 봤어요. 알고 보니 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도 못가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거예요. 안타까운 마음에 친구들을 불러 '야학'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었죠." 김인숙 씨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3년간 야학에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간사로 3년간 활동했고, 캠퍼스커플이었던 남편과 결혼해 바쁘게 살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2002년, 영일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재임 중이었어요. 서울시교육청에서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전직 교원 대상으로 집단 상담교육이 있어 학교에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배웠죠. 그리고 학교에 건의해 1주일에 한 번 집단상담을 해주었어요."

그렇게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집단상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구로초교, 영일초교, 오류남초교, 가산중학교 등에서 집단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그룹으로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냈다. 그동안 장애인 체험을 하면서 장애인의 심정을 이해하기도 했고, 부모님께 바라는 점·부모님이 나에게 바라는 점·선생님 눈에 비친 나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대화와 상담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한 번은 진로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이들이 알고 있는 직업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꿈이 없는 아이들도 많다는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심해지더라고요." 김인숙 씨는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팍팍 심어주고 온다.

구로푸른학교(방과후 무료공부방) 창립위원이고, 현 운영위원장인 김인숙 씨는 2년 간 학습지도도 했다. 게다가 구로2동 마을문고에서 8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자원봉사캠프로도 이어져 현재 구로2동자원봉사캠프장까지 맡고 있다.

구로2동의 특화된 봉사활동은 빨래봉사와 반찬배달 봉사이다. 빨래봉사는 구로구에 3개동에서만 진행하고 있는데, 독거어르신이나 세탁기조차 없는 어려운 가정에서 두꺼운 겉옷이나 이불 등을 수거해와 깨끗하게 세탁하고 건조시켜 가져다 드린다.

또 하나 반찬 배달은 월 2회, 6 명에게 5가지의 찬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는데, 김인숙 캠프장의 제안으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네 가정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중·고생 아이들의 때우기용 봉사가 아닌 특별한 의미있는 봉사를 위해 권유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어머니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반찬 만들 장소가 마땅치 않아 저희집 주방을 개방했죠. 지난 주 반찬은 돼지고기 메추리알 장조림, 햄날치볶음, 비듬나물, 김치콩나물무침이었어요."

구로구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한국어지도사로도 활동하는 그녀는 일대일로 방문해 다문화인에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어 다음으로 한국 음식이나 한국사회 정보,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 상대'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 이들을 위한 사랑방을 열고 싶다는 것이 김인숙 씨의 바람이다.

구로2동자원봉사캠프장은 그녀의 주된 업무는 자원봉사 기획과 배치이지만 직접 봉사에 참여할 때가 많다. "빨래나 반찬배달 봉사를 다니다보면 처음엔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다가도 6개월 정도 꾸준히 다니면 그제야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세요. 그런데 그 말 속에 있는 애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대면봉사를 하다보면 봉사에 중독이 되죠."

그녀는 나눔이란 절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내가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도 나눔이고,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나눔이고 봉사라고 말하면서,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봉사가 아니라 우리 지역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고 봉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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