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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공권력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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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공권력 '실종'
  • 김경숙
  • 승인 2002.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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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근린공원내 불법야시장/주민들 피해호소 잇따라/ 구청, 구로경찰서 "대책 없다" // 시민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구로구 공권력이 실종됐다는 소리가 높다. 지난 8일부터 매일 밤새도록 지역주민들의 쉼터인 고척근린공원(고척동)에서 대규모 풍물장터가 불법으로 열리면서 소음과 폭력, 오물 등에 따른 주민및 도서관이용 시민들의 불만과 대책마련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불법 야시장을 관리단속해야할 구청이나 경찰서 등은 주최측인 북파공작 특수임무 동지회의 눈치보기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현재 고척근린공원내에는 북파공작특수 임무 동지회(HID)라는 단체가 1500여평의 공원내 광장에 임의로 천막을 치고 약 8백여석에 달하는 향토음식점을 비롯, 빙고게임등 사행성 게임점, 생활잡화점,노래방 등 60여점포로 이루어진 야시장을 개설, 지난 8일 저녁6시부터 새벽4, 5시까지 본격 영업에 들어간 상태다.

현장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는 5명중 한명인 북파공작 특수 임무 동지회 중앙본부 김영철 운영이사는 "북파공작원들은 정부로부터 그 실체를 인정받지 못해 유공자인정이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단체에 대한 설명을 한후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동지와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야시장을 개설한 것이며 수익금의 일부를 그들에게 전하게 된다"고 개설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북파공작원 동지회라는 단체를 알고 있는 상당수 주민들은 그들의 분노와 애환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표명하면서도 왜 하필 지역주민들의 유일한 쉼터인 공공시설 고척근린공원에 야시장을 개설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느냐며 격앙된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고척근린공원은 주위에 아파트와 단독주택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공원내에는 시립 도서관을 비롯해 각종 체육및 휴식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인근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공간이다.

구청측은 이와관련 "당초 그 사람들이 고척근린공원에 향토장터를 개설하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안된다고 했지만 (전임 박인용)부구청장실에서 폭언과 기물파손을 하며 강압적으로 요구, 더 이상 막지를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물리적 폭력피해등을 우려해 어쩔수 없이 묵인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특별한 대책은 없다"며 "10일동안만 한다고 하니 이 기간이 빨리 지나가주기만을 바란다"는 것이 구청이나 경찰서측이 확인해준 공통된 답변이었다.

현재 구청측은 지난8일 주최측에 "18일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고발조치하겠다"는 계고장을 띄웠다고 했으나, 이는 주최측이 당초 약속했던 야시장 폐막일이므로 형식적인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구로경찰서측은, 지난9일 공원 입구 주차금지용 대리석을 제거한채 불법주차를 한 것에 혼잣말로 이의를 제기하던 인근 주민들에 대해 HID측 일원중 한 사람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한때 200~300여명의 지역주민들과 일촉즉발의 사태로까지 치닫을 상황이 발생한 후부터 폭력사태 예방차원에서 의경20여명을 매일밤 새벽2시까지 인근에 배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정도이다.

어린 자녀 3명을 데리고 나왔다는 이상혁(36 ,고척동)씨는 " 일반 주민들같으면 차량한대도 주차시키지 못하게 하는 이 곳에 불법주차와 야시장 개설은 도대체 무엇이냐"면서 국회의원이라도 불러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야시장이 개설된 뒤인 지난9일부터 지난 13일 오전까지 이 게시판에 실린 관련글은 총 10여건. 13일 정오까지 구청 홈페이지를 새로 바꾼 지난1일부터 올라온 글은 총 88건으로 이중 약 10%이상이 고척근린공원의 야시장개설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대책촉구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시점까지 답변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성남시에 대해도 지난 7월 HID가 야시장 개설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행정상 금지된 점을 인식시키면서 향후 관계자들이 합법적인 장사를 할때 다각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서로 합의, 야시장 개설을 하지 않도록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고척근린공원 사태는 HID에 대한 정부의 보다 탄력적인 보상협상등의 부재와 서울시의 엉거주춤식 묵인, 구로구청의 몸사리기 등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주민들의 실망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shop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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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만 얻어맞을텐데..."



고척근린공원의 불법야시장 개설 운영을 취재하면서 기자가 느낀 심정은 하나였다. '허탈감'. 주민들의 그 불만과 대책촉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그 어느곳에서도 해결의지를 보이는 곳이 없었다.

HID(북파공작 특수임무 동지회)는 수단과 방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그래도 어려운 동지들을 돕겠다는 대의명분이라도 있어 일말 이해되는 부분이라도 있었지만, 주민의 안녕과 치안을 책임져야 할 구청이나 경찰서측의 '방법이 없다, 주민이 안가는게 상책이다'식의 답변에는 기자를 떠나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느끼는 실망감이 너무도 컸다. "시민은 누구를 믿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한편 양대웅구청장이나 구청 도시관리국장은 지난주 휴가까지 반납하면서 지역내 수재현장은 분주하게 찾아다녔던 반면 향토마당 불법개설및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 12일 오후 5시 현재까지 근린공원 야시장 현장에 가본적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방문, 전화등을 통해 지난 10일과 12일에 걸쳐 취재된 관계자들의 인터뷰내용을 정리했다.


* 향토한마당 주최측 북파공작특수임무 동지회 관계자- "기사, 우리행사 끝난뒤 써라"

" 기사를 쓰려면 우리 행사가 끝난뒤 써라. 우리가 여기서 이것을 하는 것은 구청, 파출소, 경찰서, 국정원, 청와대 까지 다 알 고 있다. 그런데 왜 놔두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이 행사를 투쟁의 하나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고척근린공원이 투쟁의 장소란 말이다. 우린 야시장을 청와대 앞에서도 할 거다. 북파공작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켜서 어떤 상을 받게 될지 잘 생각해보면서 기사를 써야 될거다. (기자: 협박하는 것인가) 협박이 아니다. "



* 구로구청 공원 녹지과 실무담당 - "창피하나 어쩔수 없다"

" 고척근린공원에서는 풍물시장등이 아예 개설될 수 없게 돼있다. 현재는 다만 손을 못대 어쩔수 없이 묵인하고 있는 것이며 대책도 없다. 그들과 부딪히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것 아닌가. 이것은 과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구청, 경찰서 전체에서 할 일이다.

그들은 현재 전봇대에서 전기를 도용해쓰고 있다. 한전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 사실 창피한 일이라 유구무언이다.

주민들이 야시장에 안가면 그들이 빨리 정리할 텐데... 구차원의 안전관리 단속대책은 없는 실적이다. 빨리 시간만 가기 바랄 뿐이다"



* 구로구청 도시관리국 국장- "그 사람들 워낙 막무가내라... 주민이해만 바랄뿐"

" (대책이 무엇이냐는 기자질문에) 골치아픈 것이네. 그 사람들 워낙 막무가내라 주민들이 불편해도 이해만 바랄뿐이다. 공권력 실종이란 지적에 대해 할말이 없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충돌하면 공무원만 얻어맞을 것이다. 정치적, 외부적 면도 있고, 정부차원의 비공식적 지원을 해준다든가 해야될 텐데. 구청장님이 오늘 현장에 나가보시겠다고 하기에 만류했다. 지금 나가볼 입장도 못된다고 끝날 무렵에 나가보겠다고 하셨다.



* 양대웅 구로구청장- "공식멘트만 넣어달라"

"(대책을 묻는 질문에) 사실 경찰힘도 무력하고... 게다가 정부차원에서도 그들 문제 해결을 못해 자치단체로 이렇게 오게 된것 아닌가. 이성적으로 얘기한다고 될 사람들도 아니고, 주민들 의견 타당한 것 알고 있지만, 법 이전에 타당한 것... , " 이거 녹음하고 있는 것 아니죠" (기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공식멘트만 넣어달라. (다음의 내용이 양 청장의 공식멘트임) 공공시설에 이용에 대해 계고하고, 그래도 안되면 오늘 내일중에 가서 그들을 직접 만나보겠다 "



* 구로경찰서 방범과장- "주 단속업무는 구청이니까"

" 불법은 불법인데, 주 단속업무는 구청이니까, 우리는 폭력사태방지및 치안유지차원에서 지난 9일 주민과의 마찰이 생긴 이후부터 20여명의 기동대를 출동시키고 있다. 고척근린공원에서 장사하는 것이야 장사하려는 사람들이니,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서 그랬겠지요. 입장에 따라 보는게 다를 것이다.. 주민하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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