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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영, 일 등 지역신문 구독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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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영, 일 등 지역신문 구독율 높아
  • 구로타임즈
  • 승인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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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지역신문 현황

김 영 호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세계 최초의 주간신문은 지금으로부터 4백여년 전인 1609년 독일의 슈트라스부르그에서 서적 판매상인 (J. Carolus)에 의해서 발행된 「레라치온」(Relation)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주간신문의 효시는 1886년에 정부 기구인 박문국(博文局)에서 발행한 「한성주보」(漢城周報)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주간지역신문은 양적인 측면이나 그 역할 면에서 피라미드형 언론구조의 기반부를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은 역대 정권의 지역언론 통제정책에 의해 1960년 전남 해남에서 창간되었던 「남향시보」가 1년여만에 폐간된 후 명맥이 끊어지다시피 하였으나, 1988년 충남 홍성에서 「주간홍성」이라는 이름으로 주간지역신문이 부활된 이래 불과 십수년만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이제는 생소한 신문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신문, 가장 기다려지는 신문으로 그 위상을 굳건히 다져가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신문시장은 대상 독자와 배포구역을 중심으로 전국지, 지역일간지 그리고 소지역신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지역일간지는 광역자치구역이 대상인, 예를 들면 「부산일보」, 「광주일보」등의 일간지가 해당되며 소지역신문은 대도시의 구나 중소 도시, 군 등 기초자치구역을 대상으로 하는 「구로타임즈」 또는 「옥천신문」등의 신문으로 대개 주간 단위로 발행되기 때문에 지역일간지와 구분하여 주간지역신문 또는 「풀뿌리 지역신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문의 역사가 오래되고 지역분권화가 잘 이루어진 외국의 경우는 신문이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가 발행부수 1백여만부 수준의 지역일간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몇 개의 거대 전국지가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언론 시장 구조가 얼마나 기형적인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미국에는 2000년 현재 1천5백여개의 일간지와 6천7백여개의 주간지역신문이 발행되고 있는데 발행부수로나 독자들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일간지 보다 주간지역신문들이 더욱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에게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영국, 86%가 주간지역신문 구독

한편 영국은 10개의 전국지와 1백2개의 지역일간지, 1천2백여개의 주간지역신문이 발행되고 있는데 전체 독자의 86%에 해당하는 3천8백여만명이 매주 주간지역신문을 읽고 있는 반면, 전국지의 구독자는 7.3%에 불과해 우리의 현실과 비교할 때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영국의 지역신문은 양적인 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은 1999년 지역신문주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지역신문이 다른 언론매체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가까이 있고, 그 지역 사회에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영국의 미디어 중 가장 신뢰를 받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외국의 지역신문과 비교할 때 우리 지역신문들이 처한 현실은 너무 척박한 것이 사실이나 지역신문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독자인 지역사회의 주민 속에 깊게 파고들어 그 인식을 개선시켜 나간다면 그리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라는 신념으로 몇 몇 외국 지역신문의 성공적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철저한 주민밀착형 신문으로 성공

지역신문의 성공 요인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로 철저한 주민밀착형 신문으로 성공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일본의 「須坂新聞」은 가구수 1만9천의 소도시에서 1만3천부의 신문을 발행해 70%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는 신문으로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까지도 큰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 신문이 이처럼 성공을 하게 된 이유는 제작방침에 있어 철저한 ‘주민이 참여하는 신문’이라는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 단적인 예로 매주 8면 발행의 신문에 최저 3백명 이상의 지역주민 이름이 실리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결혼, 사망, 출생은 물론 새로 개업한 상점, 초중고교의 졸업식에서 우등상과 개근상을 받는 학생은 물론 부모의 이름까지 상세히 게재할 정도로 지역주민에 밀착되어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창간 당시에는 4백5십만엔의 자본금에 3명의 직원으로 출발하였으나 오늘날에는 20여명의 직원과 연간 매출 3억엔을 넘는 신문으로 성장하여 유수한 신문사들조차 그 성공비결을 배우려 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지역사회운동형으로 성공을 거둔 신문들도 있는데, 역시 일본의 「甘樂農民新聞」과 같은 농촌 지역의 신문은 진보적이고 민주의식이 강한 신문 본연의 논조를 고수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여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대표적 경우이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북 옥천군의 「옥천신문」등 몇 몇 주간지역신문의 경우는 한 지역 내에서 그 지역일간지는 물론 국내 최고라고 하는 전국 일간지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이끌어나가고 있어 신문은 그 규모보다는 어떠한 자세와 정신으로 임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간지역신문들은 소규모의 감량 경영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로 억제하며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분위기로 1인 다역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종사자들의 도움으로 성공을 거둔 신문들이 많다는 사실은 모든 분야에서 크고, 화려하고, 외관이 번듯해야만 그 가치를 인정하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풍토에서 지역신문만이라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열린커뮤니케이션 전제돼야

끝으로 지방선거의 해를 맞아 성공적인 지방자치를 위한 지역신문의 과제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으로 글을 맺도록 하겠다.

지방자치의 성패 여부는 어느 지역사회나 있게 마련인 뿌리깊은 토호세력과 지역의 기득권층이 집행부나 지방의회를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패의 고리를 단절시키는 일과 지역내 다양한 집단간의 이해상충을 어떻게 적절히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여론화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결국 지역신문일 수밖에 없는데, 그러자면 혹시라도 지역신문 자신이 그런 ‘패거리’의 일원은 아니었는지에 대한 자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는 본질적으로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한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지역신문 스스로가 권력과 재력으로부터의 자유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지역감정이니 지역이기주의니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슬로부터도 자유로울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자세야말로 지역신문이 주민들의 사랑과 신뢰 속에 지역사회 속에서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 가장 확실한 성공 요인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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