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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우리마을 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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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우리마을 민속박물관
  • 송지현 기자
  • 승인 2009.12.22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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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가볼만한 곳 28 _ 버들민속박물관(오류1동)
 초겨울로 접어들면 농촌에서는 일년 동안 고생한 농기구를 잘 다듬어 겨우내 보관할 채비에 나서게 된다. 지금은 기계화가 많이 이뤄져 농촌에서도 전통적인 농기구를 찾아보기 어려우니, 도시에서야 오죽할까 싶다.

 그런데 구로에 이런 전통 농기구와 민속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우면서도 포근하다. 오류1동에 위치한 경서농협 오류지점 2층 '버들민속박물관'이 그곳으로 올해 3월에 문을 열었다.

 약 500여 점의 농기구와 옛 물건들이 약 20여평의 공간에 꽉 들어차 있는 이 박물관에는 눈에 익은 물레, 쟁기, 호미, 다리미 등도 있지만, 듣도 보도 못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터주가리, 쇠스랑, 긁정이, 다래끼, 용두레, 멱등구미, 못줄, 맷다리, 풀매, 쳇다리, 모말, 풍구, 씨야, 베솔 등.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터주신을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항아리인 터주가리, 삼태기 일종으로 짚으로 둥글고 깊게 엮어 곡식 등을 담아두거나 운반했던 멱등구미. 곡물에 섞인 쭉정이나 겨 따위를 날려서 제거하는 농기구인 풍구 등 이름만 들어도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겨오는 이 농기구들을 버들민속박물관에 가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역사 속 진귀한 물건들을 원본으로 만날 수 있다. 반야심경의 일부분이 담긴 고려팔만대장경 동판, 이순신 장군이 받은 부임 교지서, 박정희?김대중?김종필 전 대통령들의 친필 서예 등이 박물관 한쪽에 전시되고 있고, 일제시대 화폐도 박물관의 전시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버들민속박물관은 경서농협 이기홍 전 조합장의 추진으로 성사됐다. 평소 '전통문화와 우리 문화의 뿌리인 농촌 문화를 되살려 문화선진국이 돼야 우리나라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닌 이 전 조합장이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물건들과 평생에 걸쳐 모은 농기구등을 기증해 이뤄진 것.

 버들민속박물관은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아쉬운 점은 아직은 단체 관람을 받고 있다는 것. 20명 이상의 초등학생부터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 가능하다.

 경서농협 오류지점 측은 "친필 서예나 화폐 등 진귀한 물건들이 있는데 평소 관리인이 상주할 수 없어 아무 때나 문을 열 수가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하차 또는 오류동역 앞 버스정류장에 내려 오류초등학교 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왼쪽에 경서농협 오류지점이 있다. 예약 및 찾아가는 길 문의 2616-9985.




◈ 이 기사는 2009년 12월 14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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