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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의 ‘맛난 김치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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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의 ‘맛난 김치 속’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12.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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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나눔터 학부모와 교사들 '김장하던 날'
지난 11월20일(금) 저녁 구로3동에 위치한 ‘파랑새나눔터’가 떠들썩한 것이 무슨 잔치라도 있는 듯 하다. 지하 식당에 내려가니 학부모들이 김장을 담고 있다. 절임배추를 주문해 오후 5시부터 양념을 준비했다고 한다. 가스레인지에서는 보쌈을 삶은 눈치가 솔솔 나고 학부모들은 모여 앉아 배추에 속을 넣고 있다. 어수선한 한 구석에서는 중학생들이 내일 ‘꿈마을공원’에서 열릴 ‘놀이터 벼룩시장’에 사용할 떡꼬치 양념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파랑새지역아동센터는 지난 98년에 개소됐다. 그동안 필요할 때마다 몇 차례 부모모임을 갖기는 했지만 지역아동센터의 특성상 꾸준하게 이어지지 못하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틀을 갖춰 나가고 있다. 회장님은 두 분으로 아버님 중 한분, 어머님 중 한분을 선출해 평등하게 구성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성태숙 원장은 귀띔한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부모님들은 17분. 오늘은 열 분이 참석하셨다. 그중 아버님이 3분, 할머님도 참석하셔서 김치를 담는데 적극 나서서 도움을 주신다.

오늘의 김장은 이런 부모모임의 첫 번째 성과다. 아이들이 겨우내 먹을 김치의 양으로는 부족한 20포기지만 일단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또 김장을 통해 모임의 계기도 만들고 보쌈을 만들어 아이들하고 함께 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오후 8시가 되어서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은 “너무 맛있어요. 아줌마 음식솜씨 짱이에요” 하면서 맛있게 먹는다. 오늘 가장 일찍 오셨다는 어머니에게 소감을 한 말씀 부탁드렸다. “아이들이 이 김치를 잘 먹었으면 좋겠다. 오늘 담근 김치에 저렇게 잘 먹는 것을 보니 흐뭇하다”고 답하신다.

성태숙 원장에게 부모모임의 장점을 들어보았다. “아이들이 공부방을 자기들의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학교와 비교해서 내가 만들어간다는 자치력이 생기고 아이들이 공부방에 더 애착을 갖게 돼요. 또 공부방 운영자 입장에서는 함께 하는 이웃이 생겨서 좋고 아이들 문제도 의논할 수 있으니 이만한 지원군이 없어요.”

부모모임 여자 회장님은 “주로 공부방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공부방에서 부모교육도 준비해 주시니 세상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앞으로 친목도 다지며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하시며 의지를 다지신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느 한 곳만의 책임은 아니다. 가정, 학교, 지역아동센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 김미영 시민기자





◈ 이 기사는 2009년 11월 30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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