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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들의 고소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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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들의 고소한 변신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12.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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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98 _ 현미채식
 요즘 잔잔하게 파장을 일으키는 프로그램이 있다. 얼마 전 MBC에서 방영된 '목숨걸고 편식하다'에서 소개한 현미채식 식단이 바로 그것이다.

 편식이라는 것은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이렇다. 지독한 편식을 통해 6개월 시한부 암에서 건강해져 자연식 전도사가 된 암환자 이야기, 현미채식 식단만으로 고혈압을 고치는 신경외과 의사, 목숨 걸고 편식해서 하루라도 약을 끊으면 큰 일난다는 고혈압 약을 끊은 만성질환자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요즘 20, 30대만 되어도 고혈압 판정을 받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고 40대부터는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할 정도가 된다고 한다. 주변에 물어보니 당뇨, 고혈압으로 약을 드시는 분들이 은근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닌지라 몸에 좋다는 현미채식 식단을 일단 한 달간만 꾸준히 실천해 보기로 했다.

 현미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밥을 지을 때 반은 현미를 넣어 먹었는데 온통 현미로만 밥을 지으면 가족들이 좋아할지 걱정도 되었다. 일단 현미찹쌀과 현미를 3:7의 비율로 섞어 2시간 정도 불려 밥을 지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8시간 정도 불려야 부드러워지고 더 맛이 있다고 한다)

 밥맛은 더 구수하게 나고 좋았는데 입에 넣으니 까칠한 기가 돌고 오래 씹어야 했다. 거친 느낌이기에 오히려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생겨 더 좋을 것도 같다.

 그런데 채식반찬은 도통 자신이 없다. 냉장고를 뒤져 말려두었던 나물, 버섯을 찾아 요리를 하는데 대체로 썰어서 간장이나 소금을 넣고 볶는게 요리의 전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채식요리에 대해 알아보고 며칠 전에는 강원도 정선에서 사온 곤드레 나물을 드디어 사용하게 되었다. 곤드레 나물을 불려 조선장과 들기름으로 살짝 양념하여 현미쌀 위에 얹어 밥을 앉힌다.

 양념장은 조선장, 청·홍고추, 통깨, 참기름, 고춧가루로 준비하여, 밥이 다되면 양념장을 만들어 비벼 먹는다. 순서에 맞게 밥을 지어 "곤드레 나물밥이다"하며 주었더니 "아이들이 곤드레만드레~~"한다. 양념장을 비벼 먹으면서 다들 맛있다고 한다.

 현미채식 식단을 하면서 그동안 냉장고에 차곡차곡 보관해 두었던 나물들을 꺼내어 먹게 되었고 새로운 요리에 도전도 해보고 식재료들에 대한 다양한 지식도 얻게 되었다.

 고기를 먹지 않아도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은 현미에도 충분히 있으며 칼슘도 다른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고 현미와 채소, 과일만 섭취해도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고기를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 환경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

 그런데 이 현미채식의 방법은 밥은 오로지 현미와 현미찹쌀로만 지어야 하고 고기, 생선, 우유, 달걀을 먹지 않아야 하는데 아이들까지 지키기는 쉽지 않았다. 또 우리 가족이 완전채식주의자도 아니므로 때에 따라 식단이 어느 정도 바뀔 수도 있겠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현미채식을 유지해볼까 한다.


■ 김미영 전 아이쿱구로생협 이사장





◈ 이 기사는 2009년 11월 23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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