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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5] 출근시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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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5] 출근시간의 전쟁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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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민기자의 육아일기 5 _ 아이의 관심사, 부모의 관심사
 "미루야 시간 없어. 빨리 서둘러."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는 일로 전쟁입니다. 예전에 비해 어린이집을 안 간다고 버티는 일은 없어져서 다행이긴 한데 문제는 집 문을 열고 나가는 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자, 바지 입자. 윗도리도." 쇼파에 누워 버둥거리는 미루를 일으켜 앉혀 놓고 억지로 옷을 입히려고 하자 미루가 막 짜증을 냅니다.

 "싫어!" "미루야, 아빠 시간 없어. 빨리 옷 입자." "내가 입을 거야!" 자기가 옷을 입는다면서 윗옷을 가져가서는 또 장난을 칩니다.

 옷 속에 머리를 집어 넣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립니다. 이럴 땐 "어? 미루 머리 어딨지?" 이러면서 같이 좀 놀아주다가 "여깄다. 옷 입기 완성~!" 이렇게 하면 아이가 금방 옷을 입습니다.

 그런데 이건 이론이고 실제로는 마음속에서 열불이 터집니다.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부모의 관심사일 수는 있어도 아직 미루의 관심사는 아닙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옷을 입히는 것도 역시 부모의 관심사이지, 미루의 관심사는 그 옷을 가지고 재미있게 장난치는 겁니다. 관심사가 이렇게 다르니 부모는 아침마다 아이에게 시간 없다고 채근입니다.

 "나 혼자 할 수 있다니까." 이러면서 오른쪽 신발을 들어서 왼발에 신습니다.

 "미루야, 그 쪽 아니야."

 "맞아."

 계속 오른쪽 신발을 왼발에 신습니다. 답답해진 미루 엄마 목소리에서 짜증이 묻어납니다. "이것 봐. 다른 신발은 다 이런 모양이지?.

 근데 미루가 지금 신발을 그렇게 신으면 모양이 반대가 되잖아. 그러니까 이 걸 오른발에 신어야해" 엄마의 설명을 곰곰이 듣던 미루가 대답합니다.

 "엄마, 이 파워레인저 신발에 파워레인저 옷까지 사 입으면 내가 파워레인저야?"

 아이의 관심사는 확실히 어른의 관심사와 다릅니다. 그래서 아침에 빨리 출근해야 하는 아빠 엄마의 속도가 아이에겐 버겁습니다.

 책에서는 그래서 아침 출근 준비 시간을 좀 늘려서 여유 있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적혀 있습니다. 알긴 하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이 기사는 2009년 7월 6일자 30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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