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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기동단속반 이기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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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기동단속반 이기화씨
  • 정경미
  • 승인 2001.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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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보다 서울 분위기 더 험악한데요”



10년째 선거현장 누빈 단속 베테랑

수원서 파견 ... 하루 수면 5시간 채 안돼

불법선거현장 출동위해 긴장 늦출수 없어

제보 하루 3건꼴 ... “중앙당간의 감시제보도 상당”







10.25 구로을재선거를 위해 지난 10월 5일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단속반원으로 파견 나온 수원시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이기화(36)씨. 그는 올해 10년째 선거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베테랑 기동단속반원이다.

평균 5시간도 채 안돼는 수면시간에 아침 7시 30분부터 순찰을 도는 등 하루 일과가 선거일정으로 꽉 채워져 있는 이 씨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불법선거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에 3건 정도의 제보전화가 걸려 오지만 80% 정도가 부정확한 것들입니다. 주민들이 선거법을 잘 몰라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만 중앙당간의 견제와 감시로 걸려 오는 제보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을철 단풍관광으로 인해 단속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씨에게 며칠 전 웃지 못 할 일이 생겼다.

“구로1동 연예인아파트 앞에서 아침 7~8시쯤에 관광버스가 출발했다는 제보전화를 받았습니다. 식사제공도 한다고 해서 혹시 선거관련 선심성 관광이 아닐까 싶어 동료 6명과 함께 현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죠. 근데 10시가 돼도 버스가 오지 않는 거예요. 사실을 알아보니 그 버스는 한 제약회사에서 약을 팔기 위해 관광을 떠났다가 우리가 지키고 있는 것을 알고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이어 선거기간 내 주민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설명했다. “선거기간에는 친목회니 교회 모임 등은 삼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해를 받기쉽상이거든요. 또 당 활동을 하는 주부들이 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괜찮은 줄 아는데 그분들도 엄연히 유권자들이기 때문에 불법인 사항입니다.”

단속에 투입되면 10년 경력의 노하우가 온몸으로 발휘된다는 이 씨지만 구로에서 20여일을 보내면서 더욱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고 한다.

“서울에서 단속을 하기는 처음이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방의 선거문화가 더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관계나, 예방차원에서 정당사무실을 찾아도 분위기가 험악합니다. 단속현장을 나가도 마찬가지고요. 이 때문에 극한상황에서 대처하는 능력은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이제는 지방에서 공명선거를 부르짖을게 아니라 서울에서부터 공명선거를 정착시켜 나가야 될 때라고 말하고 있는 이기화 씨는 오는 11월 1일자로 과장 승진을 앞두고 있으며, 부인 박희정(36)씨와 아들 응호, 딸 주빈(7)이와 함께 현재 수원시 우만동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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