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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강좌2]'마을 이장' 교수의 청량제 강연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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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강좌2]'마을 이장' 교수의 청량제 강연 '쏙'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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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사다리 질서보다 원탁형질서 창조할 때 가능"
▲ 강수돌 교수
1강 왜 인문학인가 (6.2일)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2강 살림의 경제학 (6.9일)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3강 광고에 뺏긴 소비의 자유(6.16일) 마정미 한남대 교수
4강 동양고전에서 배우는 '배움'의 의미(6.23) 한재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지난 6월 9일 인문학 강좌 두 번째 시간으로 강수돌 교수의 '살림의 경제학'이 이어졌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고려대 구로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강의에는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3,4살 된 어린자녀들까지 데리고 강의를 들으러 온 20, 30대 주부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어, 인문학에 대한 다양한 연령층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강수돌 교수는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으로도 유명하다.

 교수이면서 이장인 그의 특이한 경력과 발간된 다수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본인의 생각과 생활을 일치해서 살아가고 있는 몇 안되는 지식인의 한사람으로 많은 주민들이 기대감을 갖고 강의에 참여했다.

 '살림의 경제학'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살림살이라는 의미, 또 하나는 죽임이 아닌 살림의 경제학이라는 의미다.

 70년대 수출 100억불을 향해 열심히 달렸고 90년대 소득 2만불 시대, 지금은 소득 4만불 시대를 향해 뛰어가자고 한다.


 행복 & 스트레스

 그러는 동안 우리의 행복감은 더 높아졌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강수돌 교수의 답이다. 돈은 무한대의 특징이 있으며 결코 만족을 하는 법이 없다. 또한 현재의 우리는 행복감보다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고 살고 있다. 하루 2~3명이 과로사로 사망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이 1년에 200명 이상이 자살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사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 속에서 문제해결 방법도 자연스럽게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강수돌 교수는 우리사회가 '사다리 질서'로 편재되어 있다고 했다.

 
 구조적 차별, '사다리 질서'

 "사다리 질서란 위는 좁고 아래는 넓은 사회 구조로서, 더 높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돈과 권력, 명예를 누리는 구조적 차별의 질서"라는 것이다.

 이것은 작게는 가정, 학교, 직장 그리고 넓게는 사회 전체, 나아가 세계 전체를 구조적으로 틀 짓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사다리질서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농어민, 이주노동자, 못사는 나라의 국민들. 그러나 이 사다리질서 안에서 누구도 행복할 수는 없다. 맨위 기득권을 가장 많이 가진 계층은 더 많은 기득권을 갖고자 강제하고 억압하며 중간에 있는 계층은 사다리 위로 올라가고자 자신을 버리게 된다는 것이 강수돌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강수돌 교수는 "희생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실천하는 기부, 자원봉사, 사회환원 등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온전한 것은 아니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득권은 누군가의 고통속에서 가능하다는 아픈 현실을 깨닫고 그것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부터 대안적 삶 살아야"

 결국 이 사다리 질서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나부터 대안적인 삶을 살면서 사다리 질서가 아닌 원탁형 질서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 강수돌 교수의 주장이다.

 원탁형 질서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 결과보다는 과정을,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여 누구나 평등하게 같은 원탁에 앉을 수 있듯이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 라는 강사의 물음에 수강생들은 "의료비 걱정없는 사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살 수 있는 사회", "먹고 살 걱정 없는 사회",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라고 답했다.

 원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나부터 현재의 질서를 조금씩 바꿔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소통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것을 통해 건강한 살림살이, 인간다운 살림살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수돌 교수는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구호와 함께 강의를 마감했다.



■ 김미영 시민기자




◈ 이 기사는 2009년 6월 15일자 30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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