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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향기에 '풍덩'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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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향기에 '풍덩' 빠져볼까
  • 송지현
  • 승인 2009.06.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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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인문학강좌 다양 , 주부모임부터 전문연구모임도
 구로에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인문학 동아리가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지난 5월부터 구로구와 성공회대가 여는 인문학 강좌가 개설됐고, 6월에는 구로타임즈와 구로 시민사회단체 등이 공동개최하는 인문학 학교도 열릴예정이다. 인문학연구자 모임으로 유명한 수유+너머는 구로에 지역1호점을 열었다.

 연구자들이나 하는 어려운 분야라고만 여겼던 인문학이 어느새 생활속으로 들어와 '인간인 나'를 중심으로 하는 사유와 철학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6월은 인문학의 계절

 지난 5월 13일(수) 구로중학교 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는 유모차를 의자 옆에 두고 계속 토닥거리는 아기엄마부터 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70대 할아버지, 뽀글뽀글한 퍼머머리와 울긋불긋한 남방이 잘 어울리는 50대 아줌마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날 강좌는 '동양고전을 통해 본 인문학' 과정으로 12강에 걸쳐 도덕, 자아, 한시, 장자 등 생경한 주제들로 가득한 강좌들이었다. 서울시와 구로구가 추진하는 '삶에 희망을 주는 인문학 강좌'의 하나인 이 강좌는 가능할까 싶었던 정원 70명을 훌쩍 넘겨 관계자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이 강좌는 7월 29일(수)까지 계속된다. 문의 860-2840.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봄직한 인문학연구모임 수유+너머는 구로에 지역공간 1호점을 내고,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수유+너머 구로'가 준비하고 있는 여름프로그램은 6개. △대학, 논어강독, 요가와 명상 등을 통해 고전을 함께 공부하는 방법을 나누는 8강짜리 '학부모와 교사들을 위한 서당워크샵' △내 삶의 비전을 다시 밝혀줄 한 권의 고전을 정 해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읽고 토론하는 '책 읽는 금요일 1기_인간과 도덕'을 비롯해 △달인(호모) 시리즈 강좌 △사기(史記)와 글쓰기를 통한 청소년강좌 △공동체적 삶과 윤리를 공부하는 세미나 △지역청소년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하는 맹자 읽기 등이 그것이다.

 6월 1일 구로5동에 정식으로 사무실을 열지만, 일부 강좌가 벌써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높다. 6월 8일(월) 저녁 7시30분에 수유+너머 구로 강의실에서 고병권 선생의 공개강좌가 있을 예정이다. 문의 070-7552-9419.

 구로타임즈를 비롯해 구로생협과 구로시민생협, 구로문화사랑방이 공동으로 준비한 '세상을 보는 눈, 인문학' 강좌도 6월 2일(화)부터 23일(화)까지 화요일마다 오전 10시~12시에 고대병원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이 강좌의 특징은 생활밀착형 인문학에 무게중심을 둔 것. △홍세화 한겨레기획위원의 '왜 인문학인가'를 시작으로 △농촌마을 이장으로도 유명한 강수돌 고려대 교수의 '살림의 경제학'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의 철학을 살펴보는 '광고를 통해 본 소비의 진실'과 △'고전을 통해 본 배움의 의미' 등 삶의 방식과 가치를 살펴보는 인문학으로 4강에 걸쳐 진행된다. 문의 2611-2124(구로생협). 838-9688(구로시민생협).
 

 주민, 단체, 연구모임 '활발'

 이에 앞서 주민들사이에서도 지난해부터 인문학모임을 만들어 자발적인 인문학 공부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주부들의 모임인 구로문화사랑방의 인문학수업반. 2008년 3월부터 이천도립서당 훈장인 한재훈 선생을 초빙, 매주 목요일 오전에 동양고전을 읽고 있다.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을 시작으로, 율곡선생이 저술한 격몽요결(擊蒙要訣)의 문구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며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또 하나의 인문학 학습모임은 2007년 7월부터 시작된 구로생활협동조합의 인문학 공부모임인 '엄마들의 인문학모임.' 자녀교육 철학을 고민하면서 시작된 모임은 이후 경제학에 이어 심리학까지 인간의 내면과 가치를 파고드는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격주모임에서 공부방향이나 책을 선정하는 것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7~8명 구성원들의 제안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6월에는 불황과 위기의 시대에 삶의 공허함을 채우고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한 인문학적 상상력을 찾아 나만의 하루를 과감히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 이 기사는 2009년 6월 1일자 30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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