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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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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자영업'
  • 황희준
  • 승인 2009.04.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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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 것이란 희망 보이지 않아 '깜깜'
▲ 사진은 구로4동 골목. 최근 경제위기로 문닫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구로지역도 자영업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월요일이던 지난 3월 23일 오후5시 개봉3동 이면도로. 한참 장사중이거나 준비해야 할 시간이지만 15개가 넘는 점포 중 3, 4개의 점포들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임대문의라는 종이 한 장 써 붙여진 분식점, 불 꺼진 음식집이나 인테리어 가게 등 한 눈에 봐도 3, 4개 점포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는 경제불황으로 장사가 안 돼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주변에 상당수 된다고 전해준다.

 개봉3동 한진아파트 인근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는 이모 씨는 최근 매출을 묻는 질문에 "작년에 비해 20%정도 떨어졌다"며 "경제가 안 좋으니까 옷이 좀 더러워도 세탁하지 않고 계속 입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최근 경제위기에 따른 매출하락 등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많은 상점들도 시름하고 있다. 구로4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 씨도 "작년에 비해 30% 정도 매출이 하락했다"며 "주변 가게를 봐도 대부분 20, 30%의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 년간 경기침체로 근근히 수익을 내고 있었는데 이번 경제위기로 굉장히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대출 등 정부의 지원대책을 이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개봉1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황흥태 씨는 "대출도 장사가 잘 될 때 이야기지 지금은 대출 받아도 쓸 때가 없다"며 "오히려 이자만 부담된다. 지금은 그저 아끼고 아껴 버티는게 목표"라고 말한다. 정부 지원 대책이 지금 같은 불경기에는 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경기가 좋아질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로3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주민은 "경제위기로 장사가 안 될 거 같은 심리적 위축감이 크다"고 말한다.

 주변을 보면 폐업하는 사람도 많지만 창업하는 사람도 꽤 된다. 우리나라 구조상 직장에서 잘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자영업밖에 없어 경제위기라는 얘기속에서도 역설적으로 창업하는 사람은 계속 있다.

 또 "소비가 살아야 자영업도 사는데 최근 늘어나는 일자리는 알바나 인턴이 많아 소비심리가 살아나기가 쉽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의 '위기'에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속을 타게 하는 더 큰 요인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2009년 3월 30일자 2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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