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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속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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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속에 숨겨진 비밀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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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 환자로 동네 병원은 아우성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과 노인들은 동네의원의 주 단골 환자이다.

이런 날씨 탓으로 동네 병원 앞을 지나다보면 치료를 받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들어가는 환자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약국에서 약을 조제 받아 가지고 오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병원에서 발급받은 1장의 처방전과 약을 바꾸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궁금증이 생긴다. 보통 큰 병원에 가면 약국제출용 처방전과 환자보관용 처방전 2장을 발급하는데 동네의원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처방전 1장만 발급해 준다. 의료법에 환자에게 처방전을 2부 발급해야 하는 것이 명시되어 있고 또 환자가 지불하는 진찰료에는 처방전 발급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왜 동네의원은 처방전을 1장만 발급해주는 것일까?

2000년 처방과 조제가 분리되었던 의약분업 당시에는 동네의원에서도 처방전을 2장 발급했다. 그런데 환자들이 전문용어로 된 처방전을 가져가도 별 소용이 없어지면서 1장만 받아오거나 의원도 환자의 요구에 맞춰 법적 의무사항을 관행처럼 어겨 온 것이다.

환자가 원하지도 않는데 꼭 처방전을 2장 발급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처방전을 2장 발행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가끔 아이들이 감기로 동네의원을 다녀오고 나서 밤에 갑자기 열이 나고 아픈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바로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는데 이 때 처방전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수 만 가지의 약 중에는 함께 처방하면 안 되는 병용금기약이 있고 아동에게 처방하면 안 되는 연령금기약이 있다. 이런 금기약을 처방하게 되면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식약청에서 함께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해 놓은 약품들이다.

환자가 금기약품을 다 알 수는 없더라도 혹시 병원에서 처방 받고 부작용이 일어나면 환자가 보관하고 있는 처방전을 볼 수 있어야 부작용의 원인을 빨리 찾아내어 수습할 수 있는 것이다.

‘설마 의사가 금기약품도 모르고 처방하겠어’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07년 금기약 처방 현황이 2만 600여건에 이른다고 발표했으니 처방에 대한 섣부른 안심은 삼가 해야 할 것이다.

처방전을 환자가 알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더라도 처방의전은 최소 3년까지는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환자 자신에게 한 처방내역을 받아야 하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동네의원에서 어느 순간부터 처방전을 1장만 발급해주기 시작했다면 환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다시 처방전을 2장 발급하고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 성남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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