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서민들의 생활 모습이나 민간 전설 등을 소재로 하여 그렸던 민화(民畵)를 전통기법 그대로 도전하여 민화 그림을 그리는 동아리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 동아리는 '민화를 꽃피우는 사람들'. 취미생활로 우리 전통 민화의 매력에 빠져 배우려는 사람들이다.
이들 동아리 회원들은 전통 민화기법을 전수받아 그대로 답습하고 나아가 자기만의 창작 민화작품을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 구로구 동아리지원사업에 처음으로 선정돼 신규 동호인 확대와 더불어 재능기부에도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이 동아리는 지난 2020년 몇 명이 책 읽기 모임을 시작하다 구로5동에 위치한 도자기 및 민화을 가르치는 공방을 우연히 알게 돼 도자기 제작을 배우면서 민화에도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고 한다.
10명이 처음 민화를 접한 후 지금은 6명이 남아 중급 수준의 민화를 배우고 있고, 이번 구청의 동아리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신규 회원 9명을 추가로 모집해 총 15명이 주 1회 신도림역 959문화센터 및 개봉동 평생학습관 동아리실 등에서 초급 및 중·고급과정의 민화를 학습하고 있다.
전통 사극이나 궁궐 배경에 등장하는 눈에 익숙한 민화 소재를 가지고 기초부터 하나 하나 배워가고 있다.
조선 후기부터 발달하여 보급된 민화는 서민의 염원, 꿈, 행복, 장수, 해학 등의 뜻을 담은 동물, 꽃, 곤충, 새, 나무 등을 소재로 세밀하고 화려한 색채의 그림으로 표현해 인간적이고 우화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화계 거장으로 불리우고, 민화계 최초로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한 송규태 원로작가로부터 전수받아 지금은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는 유경란 강사는 "민화는 우리 민족과 개인의 일상과 소망이 담긴 대중적인 실용화이자, 화려한 색채와 단순한 형태로 표현돼 오늘날 우리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러한 민화를 전통 민화기법으로 초급, 중급, 고급 과정으로 나누어 기초부터 충실히 다져가도록 가르치고 있고, 나아가 옛 민화기법의 소재에 머물지 않고 새롭게 해석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화는 우선 순지 밑에 본을 대고 새필로 초선을 치고, 아교를 끓인 물을 발라 검정색 먹이 번지지 않고 안료가 고르게 안착되도록 바른다고 한다. 그 다음 1차 채색을 한 뒤 2차 채색 후 바림붓으로 색상변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고, 마무리선을 쳐서 그림을 완성하는 정교하고, 긴 제작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예전에 비해 채색 물감이 다양하고 다루기 편해졌지만 재료가격이 크게 올라 공동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유민순 동아리 회장(51)은 "민화 그리기가 전국적인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로구에서 훌륭한 민화작가를 만나 전통기법의 민화를 배우게 될 기회를 갖게 돼 행운"이라며 "민화를 통해 조상들의 소박한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지혜를 그림 속에서 재해석하게 되고, 그러한 그림을 그리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힐링하게 된다"며 민화그리기의 장점을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2년 12월 신도림 생활문화센터에서 작은 전시회를 가진데 이어 올해 가을이나 겨울철 사이 회원들의 민화 전시회를 가져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혜정 총무(54)는 "나이가 들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다 민화를 접하게 됐다"면서 "제작과정이 쉽지 않은 민화를 그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되고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면서 직접 그린 민화를 가지고 전시회를 갖고 나니 가족들도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대해주고 있다고 했다.
김경숙 회원도 "취미 생활을 꼼꼼하게 챙겨보자는 생각에 민화를 배우고 있고, 중급과정을을 거치고 창작작품을 할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지만 다시 초급과정부터 다시 배워 민화를 세밀하게 그리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나 만의 창작 작품을 그려보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