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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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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 공지애
  • 승인 2008.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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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자랑 멋자랑] 닭갈비먹는날
경인중학교 후문에서 시장쪽으로 300미터쯤 들어가다 보면 왼편으로 “닭갈비먹는날”이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간판을 볼 수 있다. 규모도 작고 자리도 많지 않지만 “닭갈비는 거기서 거기”, “닭갈비야 춘천에나 가야...”라는 말이 쏙 들어갈 만한 집이다.

우선 묵직한 국산 무쇠철판을 사용해 닭기름을 뿜었다 빨아들였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다 먹은 뒤에도 기름이 겉돌거나 크게 남아있지 않는다.

철판을 달군 뒤에는 양배추, 고구마, 쌀떡, 닭고기는 뼈만 제거한 뒤 살을 자르지 않은 채 양념장을 올려 내온다. 어느 정도 익은 뒤에 이복순사장(53)은 깻잎을 올려주면서 몇 번이나 불을 조절해준다. 통살을 철판에서 바로 자르기 때문에 혹시라도 양념한 지 오래되거나 남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얼추 익었으면 적당하게 간이 밴 채소와 쌀떡을 먼저 먹어준다. 그러면서 노릇하게 익었을 닭갈비를 눈여겨 본 뒤 젓가락으로 한 번 눌러 확인한 뒤 깻잎 위에 부추무침과 함께 얹은 뒤 싸먹는다.

닭갈비 고유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따로 먹어도 좋다. 닭갈비가 현저하게 줄어들 때쯤 미리 볶음밥을 주문한다. 남은 닭을 철판 가장자리로 내몬 이 사장은 잘게 썬 김치와 김 참기름 등을 두르고 밥을 볶기 시작한다.

그리고 뒤이어 황태국이 따라 나온다. 황태살도 통통하고 크다. 길 건너 대학교 기숙사 학생들이 생일이라는 정보를 입수하면 그 날은 미역국이 나온다. 볶음밥과 함께 먹으라고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고들빼기 등 김치 삼종세트를 수북하게 가져다준다.

성의를 생각하며 고들빼기를 입에 넣었다. 씁쓸한 맛이 전혀 없어 먹고 또 먹었다. 식사가 완전히 끝나 배를 두드릴 즈음 후식이라며 설탕보다 단 사과를 내오신다. 게다가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낸 이 사장은 학생들만 보면 더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덤을 주고 또 준다. 단골학생들이 지금 있는 곳이 너무 외지다며 “여기 있지 말고 대학가로 나오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든든하고 힘이 난다는 이 사장은 실제로 이전을 구상중이다.

닭갈비·숯불닭갈비(300g)·주꾸미볶음(300g)·매운닭발 6천원. 오전10시~늦은1시. 25석. 저녁시간이나 단체는 예약을 하는 편이 좋겠다. 문의 2066-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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