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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사각지대 부자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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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사각지대 부자가정
  • 황희준
  • 승인 2008.10.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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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영양부족 등 건강 정서적 돌봄 등 시급
고척동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푸른교실의 서영익 교사는 얼마 전 고척근린공원에서 중학 인 한 남학생을 만나 푸른교실로 데리고 온 적이 있다.

학교에 등교해 한참 공부할 시간에 고척근린공원을 배회하던 이 학생은 이전에 서 교사가 방과후학교에서 얼굴을 익힌 학생이다. 남학생은 영양부족으로 왜소한 체격에 눈이 나빠지고 있는데 관리를 안 해줘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서 교사는 시력 검사를 하고 그 남학생에게 안경을 맞춰주었다. 이 남학생은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는데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해 영양상태도 안 좋고 눈까지 안 좋게 되었다.


▶ 부자가정 증가세 = 이 학생처럼 엄마없이 아버지하고만 같이 사는 부자가정이 우리 지역에 9월 1일 현재 208세대로 집계되고 있다. 2006년 194세대, 2007년 197세대 등과 비교해도 최근 우리 지역 의 부자가정세대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임을 알수 있다.

개봉3동에서 영문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박은성 목사도 아이들을 통해 부자가정이 날로 늘어나고 있음을 현장에서 체감한다고 말한다.

부자가정 아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박 목사는 “과거에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쉽지 않아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았는데 지금은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집안에 문제가 있으면 별거, 이혼 등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부자가정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말했다.

▶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 =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은 부자가정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로 먹는 문제를 꼽았다. 아무래도 아버지와 살다 보니 직장일까지 병행하는 아버지가 먹는 것까지 제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아동센터에서 식사를 할 때 폭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초등학교 저학년생이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많이 먹어서 그런지 먹은 것을 토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토하면서도 계속 먹는 겁니다”. 박 목사의 마음속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안타까웠던 기억이다.

부자가정의 자녀들이 늦은 시간까지 돌봐주거나 있을 수 있는 시설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자가정 아버지들 중 상당수가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지방에 출장을 가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들을 그 늦은 시각까지 돌봐줄 수 있는 시설은 지역아동센터가 지역내 유일하다는 것.

그러나 지역아동센터도 밤8시까지만 아이들이 있을 수 있어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이 있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따라서 부자가정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돌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빠가 일터에서 일하는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와 공부지도, 뛰어놀 수 있는 시설 등을 확충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현재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의 하나라고 말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아이들에게 저녁을 제공하고,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인만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 사회차원의 관심과 돌봄을 갖춘 시스템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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