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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아동학대, 빙산 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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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아동학대, 빙산 일각
  • 공지애
  • 승인 2001.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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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건중 8건이 가정에서 발생



엄마의 학대... 6세 남아 언어장애,퇴보현상

계모의 학대... 7세 여아 불면증, 식이장애



지역사회와 이웃의 적극적 관심, 신고 시급





구로구 A동에 사는 유진오(가명, 6세 남)군의 아버지 유씨는 어머니 김영자씨(가명)와 결혼하기 전 두 집 살림을 계속해 온 상태였으며 알콜과 폭력으로 매주 2-3번씩 진오군의 어머니 김씨를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해왔다.

이를 견디다 못한 김씨는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고 이로 인한 괴로움을 그대로 진오군에게 푸는 상태. 김씨는 아이의 머리를 발로 차거나 가습기 등의 물건을 내치고, 하루종일 머리를 바닥에 내리치며 잘못했다고 반성문을 쓰라고 소리를 지르고 심한 욕을 하는 등 상태가 심각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진오군은 어머니와 분리시켜 한국어린이보호재단에서 심리적 치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진오군은 어머니 김씨의 정신적, 신체적 학대로 인하여 언어장애의 문제를 보이고 있고, 퇴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살된 지영미(구로구 B동, 여)양도 계모 박세희(가명)씨와 아버지에 의해 지속적으로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은 상태. 영미양은 지난 2월초 일주일 동안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그 기간동안 항상 얼굴에는 피멍과 포크로 눈두덩이를 찔린 상처, 퍼렇게 멍들고 부은 손발, 찰과상 등으로 항상 집에 가기를 꺼렸다.

아이의 상처가 심해지자 계모 박씨는 영미양을 더 이상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으며 영미양은 겁에 질려 불면증과 식이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박씨는 영미양을 교육차원에서 때린다고 했지만 영미양의 오빠인 영범군도 집근처에 가자 계속적으로 구토증세를 보였다. 현재 영미양은 계모 박씨와 분리, 영미 친할머니댁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이다.

< 현황>

구로구에서도 이같은 아동학대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는 한데 아동에 대한 학대사실이 이처럼 표면화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17개소의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된 학대받는 아동의 수는 월 평균 1백54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고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아동학대는 더욱 많은 것이 현실.

현재 이같은 아동학대는 날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데, 한국복지재단이 이달초 발표한 자료에도 그같은 사실이 잘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개월동안 어린이 학대에 대한 '24시간 상담 신고전화'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지난해 동기대비68% 증가한 144건에 달했다.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가 전체의 54.2%인 7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가 26건(18.1%) △성적 학대 20건(13.9%) △유기 및 방임 20건(13.9%) 순 이었다. 발생장소는 가정이 전체 발생건수의 79.9%인 115건으로 가장 많았고,다음으로 학교가 11건, 기타 18건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학대받는 어린이들이 시설 보호소를 통해 보호를 받는 경우는 불과 37건으로 대부분의 피해 아동은 가정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 '가정사'로 묻혀버리기 쉽고 청소년에 비해 자기표현이나 저항이 힘든 아동이 스스로 도움을 청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보건복지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동학대문제를 적극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아동학대신고전화(1391)를 설치,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어린이보호재단 상담사업부의 사회복지사 이은주씨는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아동복지법 26조에 따라 신고의무제를 도입한 만큼 지역주민이 아동학대를 발견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직 이웃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요원한 형편인 게 사실.

구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의 이지연 경사는 "이웃의 아동학대를 신고 받고 출동했으나 학대부모의 폭력이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한 이웃이 신고한 사실이 없다고 번복하는 사례가 있다"며 아동학대문제해결에 지역사회와 이웃의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아동문제에서의 최선은 예방"이라며 기존 부모와 예비부모를 대상으로한 예비교육 또한 절대적임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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