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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획적 예산안 언제까지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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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획적 예산안 언제까지 가려나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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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고] 구로참여예산네트워크
구로구의 2008년 한해 예산총액은 2,464억원으로 2007년도와 비교해 241억원이 증가했다. 이제 한해 예산 2,500억원의 시대가 된 것이다.

세입예산을 들여다보면 지방세수입이 500억원으로 2007년 대비 160억원(47%)이 증가했고 이는 공시지가의 상승과 공동재산세의 신설에 따른 것이다. 세외수입은 571억원으로 111억원이 감소했는데 국.공유재산매각수입의 감소와 과태료 및 범칙금수입의 감소로 인한 것이다. 조정교부금 및 재정보전금은 785억원이고 보조금예산은 607억원으로 2007년 대비 225억원(59%)이 증가했.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실시하고 국, 시비가 지원되는 기초노령연금과 영유아 육아수당의 신설 등에 의한 것이다.

구로구가 구의회에 제출한 2008년도 예산안서에 보면 세출여건에 대해 “정부의 보건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기초노령연금 신설 등 국,시비 보조사업에 대한 구비부담금의 대폭적인 증가와 유류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경직성 경비의 증가로 지역투자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됨. 따라서 구정과제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강도 높은 예산절감과 구정 부문별로 재원 배분에 균형을 유지하는 등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됨.”이라고 정리해 놓았다.

즉 예산은 늘었으나 정부가 새로 시행하는 사업에 구비를 투자해야 하고 또 유류비가 증가하여 공공요금 등이 늘어나게 될 것이니 예산절감 등 재정운용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매우 지당한 내용이다.

효율적인 예산운용 원칙은?

그런데 세출예산의 부분별 규모와 예산 속에 녹아있는 행정의 맥락을 파악해보면 전혀 그런 원칙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증가된 241억원이 주로 어디에 쓰여지는지를 살펴보자. 물론 이 예산이 꼭 이 부분에 쓰여진다는 것이 아니라 2008년도에 눈에 두드러지게 증액된 부분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첫째, 기초노령연금의 실시로 총 150억원(국비 75억+시비 37억+ 구비 37억)을 차지하고 있고 둘째, 보육예산의 증가로 40억원 정도가 증가한 대목이다. 이는 셋째아이 이상의 자녀에게 양육비지원과 보육시설 운영비가 증가한 까닭이다.

셋째는 국민기초생활보장예산이 33억원 증가했고, 넷째는 교육예산이 62억 원으로 무려 34억원이 대폭 증가했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영어원어민 강사를 연봉 4,000만원씩 30개의 학교에 배치한다는 계획으로 이 예산이 12억 원과 영어체험센터 2억 원 등으로 영어 관련 예산이 많이 차지한다.

지자체 예산으로 한해 62억 원을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얼마나 그 지역사회의 미래가 아이들의 교육에 달려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직은 시,군,구 교육자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앞 다투어 지자체들이 교육예산에 매우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온 나라가 영어열풍에 영어마을 만들고 영어교육에 열을 올려도 아이들은 학교 영어교육으로 절대 안된다. 사교육만 조장하고 있을 뿐이다. 지자체가 교육에 투자하는 순서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고민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모래사장에 물 붇고 있는 듯하다. 넷째는 공무원 관련 예산으로 총 65억원 정도가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물가인상을 반영한 임금인상률을 반영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지는데 직원 능력개발 및 사기진작관련 예산이 43억원으로 작년 대비 무려 11억원이나 증가했다. 또한 성과상여금이 급여의 인상으로 인해 약 6억5천만 원이 증가해 28억 원이고 선택적 복지제도 예산이 10억원에서 7억원이 증가해 총 17억원이다. 공무원교육비 예산은 약 2억 2천만원이 늘어 5억 5천만원이다.

신명나는 직장분위기 조성을 위해 생일맞이 직원간담회니 출근은 신나게 이벤트사업을 한다고도 한다.

공무원의 사기가 떨어져 있어서 사기진작이라 하는지 공무원의 급여와 처우, 복지는 나날이 개선되는데 어떻게 하면 사기진작이 된다는 것인지 주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이렇게 큰 폭으로 증액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 외 전산시스템 사업과 구로구청 홍보예산도 많이 증액되었다. 예산의 운용을 유류비 인상으로 절감하느니 하던 원칙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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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관리 건설교통분야는 감소

그에 비해 도시관리, 건설교통 분야의 예산은 대부분 감소했다. 공원녹지, 건설관리, 토목, 치수, 교통행정과의 예산은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이 부분의 예산은 1년 예산 2,000억원일 때나 2,500억원일 때나 거의 같다.

일례로 공원녹지과의 사업 중 솔길어린이공원 조성사업은 2002년부터 시작하여 2009년에 완료를 목표로 총 사업비 54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인데 지금까지 약 28억원이 투자되었고 2008년도는 3억원이 예산 배정되었다. 결국 이 사업은 연장되든지 아니면 2009년도 한해 예산이 23억원이 배정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행사성 경비와 공무원 조직경비는 날로 늘고 있다. 구로문화축제는 공식적 예산은 4억 5천만원이나 각 과별로 축제에 맞춰 진행하는 사업을 모두 합하면 훨씬 많은 예산이 든다. 그리고 프랑스문화축제에 따로 3억 3천만원의 예산이 세워졌다. 프랑스문화축제의 경우 지역경제과 소관사업이고 프랑스문화축제 개최를 위해 벤치마킹(2,150만원)하러 프랑스 현지에 가는 부서는 문화체육과이다.

그리고 공무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해외여행비는 따로 2억 1천만원이다. 122명을 기획연수 및 배낭여행을 보낼 계획이다. 이것을 통합하고 조직하면 훨씬 절감된 예산으로 효율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프랑스문화축제 개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정히 진행하려면 공무원 기획연수를 그것을 위해 보내고 그들이 준비를 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고 구로문화축제와 프랑스문화축제를 결합하면 예산절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만 있고 예산은 ‘뒷전’

또 보건소의 예산을 보면 <2007-2010 구로구 지역사회복지계획>에 나온 2006년 지역주민욕구조사 결과와 제4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의 내용을 살펴보면 현재 보건소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접근성 문제라고 검토되었다.

구로5동에 1개소만 설치되어 있다 보니 개봉, 고척, 오류, 항동권은 보건소 이용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자치구 중 절반가량은 이미 보건지소를 가지고 있으며 2005년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시범사업으로 보건지소 신청을 받기도 하였으나 우리 구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제3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도 보건지소를 세우겠다고 계획을 세웠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0년까지 적용되는 제4기 지역보건의료계획에는 2008년 개봉, 고척권에 구비 7억9800만원, 시비 5500만원 투입계획을 세웠으나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행정에 계획성이 없음을 반증하는 사례이다. 계획은 그저 액세서리일 뿐이다.

구청의 예산편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야 할 구의회가 의원 예산도 의정활동비와 의정홍보비를 대폭인상 했으니 구청 예산안에 대해 뭐라고 심의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의회의 정책토론회나 의정보고회 등의 의정 고유 활동은 외면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체육행사 등의 사업을 신설해 예산을 배정, 의회의 위상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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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경비 행사경비 줄여야

차라리 구로구 행정의 진일보를 위해서 공무원의 직무역량강화 몇 개년 계획을 세우고 실무역량, 직무태도, 변화하는 정세파악 등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나 계획도 없이 수십억원을 쓰는 것은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둘째, 예측이 가능한 행정과 예산편성을 하도록 배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세수입을 늘리고 세출에 있어서는 경상경비를 대폭 줄이고 녹지의 확대, 복지예산의 증대, 도로, 교통 등의 투자사업을 늘려야 할 것이다.

넷째, 일회성 예산배정이나 행사경비를 대폭 줄이고 주민들의 문화, 교육인프라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다섯째, 공무원들의 ‘임자 없는 돈 쓰듯이 하고 내 돈으로 선심 쓰는 듯’ 하는 공무원의 예산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 구로참여예산네트워크는 지역내 예산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만든 연구모임으로 매주 한차례씩 예산에 대한 세미나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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