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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편지 전달할 때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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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편지 전달할 때 큰 보람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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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에 첫발 ... "좋은 배필 찾습니다"

"군대간 아들편지를 기다리는 어머님을 볼 때 70년대 연예편지와 같은 향수를 느끼게 되죠"

오토바이에 지역 주민들의 소식을 실고 우편 배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수현(30)씨. 그는 금천우체국 소속 집배원이다. 구로우체국이 최근 금천우체국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오류1동을 맡고 있는 그는 하루 2000 여통의 편지와 소포를 가정과 사무실로 배달한다.

지난 17일 오토바이 앞과 뒤는 오류동 주민들에 전달될 편지와 소포로 가득 차 있었다.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오류동 한 음식점에서 점심밥을 먹고 있는 이씨를 만났다. 그는 집배원 일을 담당하다보면 웃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된다며 입을 열었다. 우편함에 넣지 말고 직접 전달을 요구하는 사람, 소포를 기다리다 오지 않으니 다그치는 사람, 군대간 아들 편지를 애타게 기다리다 지친 사람 등이 집배원생활의 대표적 추억거리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집배원을 하며 가장 보람된 일에 대해 군사 우편을 배달할 때라고 말했다. "군대간 아들 편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자식 편지를 전해주고 고맙다는 말을 연달아 들을 때 집배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며칠을 기다리다 지친 부모들도 더러 있지요. 특히 신병 때가 더 심하더군요. 저도 군사우편을 보면서 편지에 대한 향수를 느낍니다."

좋은 일은 잠시. 면박을 당할 때도 있다. "집 주소를 잘못 써 반송이 오면 자꾸 따지게 됩니다. 주소를 잘못 썼다 해도 믿지를 않아요. 또 전세나 월세 산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 편지가 전달되지 않고 반송되는 경우가 있지요. 이럴 때 난감합니다."

그는 명절이 와서 오토바이에 가득찬 선물을 지역 주민에게 전달할 때 왠지 모르는 설렘을 느낀다. 선물을 보면 고향 갈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5월8일 어버이날 고향 부모님께 선물이 아닌 현금을 보내 카네이션을 대신했다고 말하는 이씨.

"지난 어버이날은 선물을 사지 않고 몇 푼 안된 현금을 보냈습니다. 시골에서 맛있는 음식 사 드시라고 말입니다." 전북 장수가 고향인 그는 96년 집배원이 됐다. 현재 독신으로 배필을 찾고 있다.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배필을 찾고 싶군요"라는 짧은 결혼관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33566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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