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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49]굴봉산(窟峰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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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49]굴봉산(窟峰山)
  • 김윤영기자
  • 승인 2007.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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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과 인왕산의 축소판?
▲ 항동 저수지에서 바라본 굴봉산.

굴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 굴봉산(窟峰山). 굴봉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가다 만날 수 있는 강원도 춘천의 굴봉산. 정상 부근에 9개의 바위굴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구로에도 이에 못지않게 인근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굴봉산이 있다.

항동과 천왕동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천왕공원이 있어 천왕산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 굴봉산이다. 굴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표고(標高, 어떤 지점을 정하여 수직으로 잰 일정한 지대의 높이) 145.6m의 구릉산지이다. 천왕동의 서쪽 경계를 이루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부천시 옥길동과 경계가 되는 표고 134m의 건지봉, 오류동과 개봉동의 경계에 있는 개웅산으로 이어진다.

굴봉산은 145.6m, 143m, 105m의 세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 있으며 그 능선으로 동 경계를 이루고 있어 삼각산이라고도 불린다.

굴봉산과 북한산에 얽힌 또 다른 이야 하나.

북한산 서남쪽 자락에 인왕산이 있는데 여기서 북한산인 삼각산과 인왕, 구로구의 삼각산과 천왕은 일련의 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들 한다. 인왕의 인(仁)은 하늘처럼 크다는 뜻으로 천으로 바꾸어 놓으면 천왕이 되기 때문이다. 곧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과 서남쪽의 인왕산을 축소시킨 것이 구로구의 삼각산과 천왕동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굴봉산 동쪽기슭이 조선 세종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의 후손인 진주 하씨들이 조선 명종 초에 정착했다는 천왕골로 후손들이 대대로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고려 공민왕 때부터 조선초 태종까지 다섯 왕을 모신 노숭의 묘와 신도비도 이 굴봉산 동쪽 줄기에 있다.

그리고 개웅산과 경계한 곳에 있는 개웅마을은 굴봉산과 개웅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덕에 움푹 들어가 있어 난리 때마다 총탄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갔다고 한다.

굴봉산의 봄은 어떤 모습일까? 졸참나무, 팥베나무, 생각나무, 국수나무, 노린재나무, 느릎나무, 팽나무, 난티잎개암나무 등 다양한 잎과 꽃을 피워내고 있다. 오늘날 굴봉산의 굴은 찾아볼 수 없지만 아이들과 손잡고 굴봉산의 봄을 만나러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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