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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단지 아파트형공장 안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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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단지 아파트형공장 안을 보니
  • 송희정
  • 승인 2006.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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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무엇인가 있는 곳
은회색 차가운 외벽과 웅장한 철골 구조물의 아파트형공장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왠지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어려운 존재처럼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속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지, 이곳 직장인들의 생활은 어떠한지 궁금증이 일어도 여간해서는 문을 열고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

살짝 얘기하자면, 아파트형공장에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아파트형공장 안팎의 이모저모를 한 데 모아봤다.

- 준호텔급 인테리어, 무료카페
- 외국어무료강좌, 하늘공원까지
- 부러울 것 별로없는 오피스타운

○ 아파트형공장은 ‘공장’이 아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1단지 내 아파트형공장들은 엄밀히 말해 ‘공장’이라기보다는 ‘오피스’ 개념에 더 가깝다. 도시형 제조업보다는 지식산업과 첨단IT산업이 밀집하면서 사무실 역시 오피스 수준의 실내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에 건립된 아파트형공장들은 대부분 준 호텔급 수준의 마감재를 사용하고 있다. 간혹 입주업체들 중에는 이도 성에 안차 수억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 사무실 공간을 따로 개조하기도 한다. 여기에 층별 화장실마다 비데를 갖춘 곳에서부터 중정(中庭, 중앙에 정원을 둔 구조)을 들인 곳에까지, 각 아파트형공장들이 자랑하는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큰 규모의 기업들이 입성하면서 대기업 수준의 사원 복지시설을 갖춘 곳들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마리오타워 7층에 입주한 (주)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250여명에 이르는 직원 복지를 위해 60석 규모의 무료 카페와 30여평의 헬스장, 샤워실, 흡연실 등의 편의시설을 사내에 갖추고 있기도 하다. 홍보팀 김유정 팀장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공간 조성으로 직원들간의 대화와 소통이 한층 원활하고 풍부해졌다”며 “각종 편의시설 외에도 직원들의 외국어능력 향상을 위해 사내 외국어 무료강좌도 개설돼 있다”고 말했다.

○ 입주자대표회의 자치운영 실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1단지에는 2․3단지와는 달리 기업인들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하는 자치운영위원회가 존재한다. 이곳은 일반 아파트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조직구성이 유사하며, 그 명칭도 동일하다.

아파트형공장 입주자대표회의는 각 층별 대표자를 1명씩 선출한 뒤 이들 중 투표를 통해 빌딩을 대표하는 회장과 부회장 등의 임원진을 선출한다. 임기는 2년이며, 아파트형공장의 관리 운영에 대한 모든 제반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가진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빌딩 내 입주업체들의 친목도모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모임을 마련하기도 하기도 한다.

지난 10월 31일 저녁 6시30분 에이스테크노8차 입주자대표회의 주최로 열린 제1회 한울타리 축제에는 입주기업 임직원들을 비롯한 1단지 내 직장인 400여명이 참여해 직장인 장기자랑, 댄스시범 등을 즐기며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했다.

이기만 에이스테크노타워8차 입주자대표회장은 “입주업체 서로간의 친목과 화합 도모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한울타리 축제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업체 간 교류와 소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1단지에는 총 24개 아파트형공장에 자치운영위원회가 결성돼 있으며, 지난 2004년 8월에는 1단지 내 아파트형공장 입주자대표회장단이 모여 기업인총연합회(회장 김주택)를 발족했다.

○ “녹지에 목말라…” 하늘정원
아파트형공장의 이색 공간으로 이곳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일반인들은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곳이 바로 아파트형공장 옥상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늘정원들이다.

대부분 아파트형공장들은 옥상 외곽에 화단을 조성한 뒤 간단하게 잔디와 나무를 심는 것으로 끝냈지만 1단지 내 몇 개 아파트형공장들은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아름다운 하늘정원을 갖고 있다. 이들 하늘정원들은 정자와 벤치는 기본에다 간이 골프연습장을 설치해 놓은 곳들도 있다.

점심시간 이곳에 오르면 삼삼오오 커피 잔을 들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20-30대 직장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건물 내 금연구역을 피해 흡연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이곳은 인기 만점의 장소다.

코오롱디지털타워 빌란트 최충수 시설팀장은 “1단지 안에는 직원들 휴식을 위한 공원이 부족하다보니 아파트형공장 건립 시 옥상에 푸른 녹지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며 “주변 경치도 경치지만, 맑은 날 햇살 아래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기분은 여느 고급 카페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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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형공장이란

도심속 토지이용 효율
다수 소규모업체 입주

아파트형공장이란 3층 이상의 건물 안에 6개 이상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하고 있는 다층형 집합 건축물(산집법 제2조 6항)을 일컫는다.

1940년대 유럽에서 처음 태동했다는 아파트형공장의 최대 장점은 하나의 건물 안에 산업 활동을 하는 다수의 소규모 업체들을 집단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대도시 안의 공업용지 확보와 도시 생활환경 보호라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러한 건물형태의 보급은 공업지역의 재정비 및 토지이용의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필요한 조치 중의 하나였다.

지난 1989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인천시 주안동에 첫 건물을 지은 것이 우리나라 아파트형공장의 시초였다.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1단지 안에만 27개의 아파트형공장이 건립돼 있으며, 현재 건설 중인 곳도 4개동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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