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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확보 한 뒤 사업취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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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확보 한 뒤 사업취소라니?
  • 송희정
  • 승인 2007.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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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디지털행정센터 “졸속행정 전형” 지적
구로구청이 디지털 구로의 위상을 높인다며 구로디지털산업단지 안에 추진하던 ‘구로디지털행정센터’ 설치사업이 지난해 말경 내부방침에 의해 취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문제점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추경서 1억4천만원 확보후 2개월만에 취소

구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안에 1억4,400만원을 편성, 구의회 심사까지 받고서도, 예산 확정반영 후 불과 2~3개월 만에 돌연 사업을 접는 행태를 보여 주먹구구식 졸속행정의 전형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안 설명서에서 구청이 밝힌 계획을 보면, 구로디지털행정센터는 인근 기업에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방문객들에게 디지털 체험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총 1억4,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실내를 꾸미고, 무인발급기와 PC 등 각종 물품을 갖출 예정이었다.

설치 장소의 경우 당초 구로3동 한신 IT타워 1층이었다가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사 1층 이노카페 자리로 한 차례 변경된 바 있다.

구는 이러한 사업계획에 따라 올해 1월 오픈을 목표로 지난해 말까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구로타임즈 177호, 2006년11월13일자 2면>이었지만 지난해 말경 사업 취소 결정을 내려버렸다.

지난 10일 오후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듣기 위해 기자가 구청 지역경제과를 방문했지만 이윤희 과장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실무책임자인 권태국 산업통상팀장은 “할 말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권 팀장은 ‘행정센터 설치사업이 무산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없다”고 짧게 답한 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한 효과인지 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이후 '행정센터 오픈 기사가 나간 이후 담당 공무원으로서 주민들에게 사업 취소의 배경을 설명할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 등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할 말 없다”라고 답변, 사실상 취재를 거부했다.

구청의 사업 취소 결정에 대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한 관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사 건물에 대한) 자체 사업계획이 이미 서 있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이 어렵다는 얘기를 (11월) 그 전에도 했었다”며 “2월초에 열리는 전자참여포럼과 연계해서 장소를 섭외했다가 장소가 적절치 않아서 취소 결정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청 타 부서의 한 관계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올해 3월 이후에는 (이노카페를) 비워줘야 한다는 방침을 통보해와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산 1억4천만원의 일부는 쓰고, 일부는 불용 처리할 것 같다”고 전했다.

구로디지털산업단지 기업인들과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취소 배경을 둘러싸고 갖가지 문제점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인사(구로4동)는 “추경예산은 그해 꼭 필요한 사업에 사용돼야 하는데 신중한 검토나 계획 없이 예산부터 받고 보자는 식의 졸속행정이 부른 결과”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안을 편성한 구청과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구의회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인사(구로3동)는 “(이번 일은) 이사 갈 집도 확실히 정해두지 않고 은행 대출부터 받는 격”이라며 “사전에 한국산업단지공단 실무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돼야할 소중한 예산 1억4,400만원이 허공에 붕 떠버린 가운데 담당 공무원의 책임 있는 답변과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려는 자세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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