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청이 지난 21일 구의회에 제출한 2007년 살림살이 총액은 2006년 당초예산 대비 18.2%(342억원) 늘어난 2,222억원 규모다. 구 집행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투자 사업비가 2006년 대비 무려 60.7%(157억원) 증액된 415억원 규모인 점을 꼽고 있다.

이선기 행정관리국장은 지난 27일 2007년 예산(안) 제안 설명을 통해 “경상경비 최소화를 통해 사업경비 최대화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 구 콘도회원권구매 6억6천
- 구청사 환경개선 6억2천
- 구의회 의사당 개관식행사등 11억



이즈음 주민들은 의문을 갖게 된다. 총예산과 투자 사업비 증가가 내 가족과 이웃의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 예산으로 마을의 저렴한 보육시설이 하나 더 생기고, 집 가까운 곳에 아담한 공원이 들어서고, 이웃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상설 무료 식당이 생기면 더할 나위 없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는 2007년 예산(안)을 톺아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내년 예산 2,222억원 중 일반회계는 2,098억원으로, 2006년 대비 347억원정도가 늘었다. 일반회계를 성질별로 나누면 ‘일반 경상비’가 1,683억원(191억원↑), 앞서 구 집행부측이 주요하게 꼽는 ‘투자 사업비’가 415억원(157억원↑) 규모다.

공무원 급여, 사무용품비 등 반복적으로 지출되는 일반 경상비는 일단 차치해두고, ‘투자 사업비’ 부문만 살펴보면 분야별 요구된 예산은 아래 표<표 참조>와 같다.

표에 따르면 내년도 도로분야 사업은 올해와 비교해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총 70억원(15건)의 예산 가운데 연차적으로 투자하는 도로소파․시설물보수, 제설용역, 가로․보안등 정비 등과 소송 패소에 따른 사유토지사용료 및 매수청구토지 보상 등을 제하면 실제 구로관내 새롭게 길을 뚫는 일 등에 쓰이는 예산은 18억8천만원(6건)에 불과하다.

사회복지분야 또한 38억원의 47%(18억원)가 구로5동의 노후 된 샛별어린이집 이전부지 매입에 투자되고, 나머지 20억원이 공공․자활근로사업(16억원)과 각종 시설개보수(4억원)에 쓰인다.

이러한 가운데 일반행정분야 투자 사업내역을 들여다보면 조금은 속이 갑갑해진다. 54억원(13건)의 굵직한 쓰임새를 보면 △구 콘도회원권 구매 6억6천만원 △구청사 환경개선 등 6억2천만원 △구 자가 광통신망 구축 5억원 △신축 구의회의사당 책상 등 물품구매 4억5천만원 △구 다기능 사무기기 구입 4억원 △구 심벌마크 교체에 1억5천만원 등이 쓰인다.

이중 공무원 콘도회원권 구매는 향후 3년간 연차적으로 총 19억4천만원(88구좌×2,2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면서 신규 투자 사업비가 10억원 이상일 때 거치게 돼 있는 지방재정투․융자심사도 받지 않아 구의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구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30구좌 구입을 편성했고, 경상예산에 들어있는 하계․연중휴양소 예산은 이를 감안해 덜 잡은 것”이라며 “예산(안) 설명자료에 4년 분할 매입은 3년으로 바뀌어졌는데 고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분야도 만만치 않다.
2006년 대비 4배가 증액된 총 68억원의 70%(48억원)는 구의회의사당과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에 투자되는 예산이다. 여기에 문화예술회관 관련 보강공사와 개관식 행사, 물품구입비에 16%(11억원)의 예산이 요구됐다. 반면 개화천과 안양천, 도림천의 휴게․체육시설 설치와 정비에는 2억원이 편성됐다.

구 집행부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내년도 투자 사업비 증액이 실제 주민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오는 12월 4일부터 열리는 제5대 구로구의원들의 2007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 <표> 투자 사업비 분야별 예산

분야 건수 예산액(2006년 대비 증감액)

도로 15 70억원(26억원↑)
교통 4 27억원(동일)
치수 12 36억원(3억원↑)
공원녹지 17 23억원(4억원↓)
청소환경 9 83억원(16억원↑)
사회복지 6 38억원(15억원↑)
문화체육 6 68억원(56억원↑)
교육지원 1 27억원(4억원↑)
일반행정 13 54억원(34억원↑)
도시관리 3 13억원(7억↑)

합계 86 414억원(15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