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09:53 (금)
구로6동 토요별난학교 학부모자원봉사회
상태바
구로6동 토요별난학교 학부모자원봉사회
  • 송희정
  • 승인 2006.08.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커스] “이번 토요일엔 뭘로?”...놀토문화 확 바꾼 주부 8명의 신바람
지난 8일 오후 6시 구로6동 주민자치센터 2층 모임방. 주부 8명이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경쾌한 웃음소리가 끓이지 않는다.

매월 둘째·넷째 주 화요일에 모여 “이번 주 ‘토요 별난 학교’를 알차고 재밌게 진행하기 위해선 뭘 준비해야할까”를 즐겁게 고민하는 이들은 일명 ‘구로6동 토요 별난 학교 학부모자원봉사회’의 주부회원들. 이제 모임을 꾸린지 5개월이 채 안된, 아직 쑥스러워서 그럴듯한 모임이름도 정하지 못한 초보 활동가들이지만 일에 대한 신바람만큼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여느 단체 못지않다.

“이곳 ‘토요 별난 학교’에 아이를 보내다가 자연스레 형성된 학부모봉사회에요. ‘내 아이’만 쫒던 주부들의 시선이 ‘우리 아이들’과 ‘우리 마을’을 향해 열리게 된 거죠.” 대표나 회장이 없는 이 모임에서 일명 ‘운영자’로 불리는 김지숙(37. 구로6동)씨의 말이다.

사실 김씨는 ‘토요 별난 학교’를 고안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이기도 하다. 지역 내 방과후 공부방의 실무자이자, 구로6동 주민자치위원이기도 한 김씨는 ‘노는 토요일(놀토)’에 갈 곳 없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다가 놀토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됐다고.

마침 구로6동 주민자치센터가 적극적으로 호응해줘 지난 3월부터 ‘토요일 별난 학교’를 개설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4월경 아이들을 ‘토요 별난 학교’에 보내놓고서 호기심에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했던 학부모 7명이 김씨의 열정에 감염(?), 자발적 도우미로 나서면서부터 이 모임이 꾸려졌다.

“평소 ‘아줌마’ 내지 ‘이모’라는 호칭만 듣다가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함께 아이디어를 짜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관심이 내 아이, 내 가족에게서 우리 아이, 우리 마을로 커지는 걸 느껴요.”

이연란(37. 구로6동)씨 말마따나 ‘토요 별난 학교’에서는 아이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자란다. 최근에는 장경옥(36, 구로2동)씨와 박지화(38. 구로6동)씨가 봉사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 폭을 넓히려고 구로구자원봉사센터에서 개설한 자원봉사자 교육을 자청해서 받기도 했다.

똑 소리 나는 이들을 닮아 ‘토요 별난 학교’의 프로그램 내용도 옹골차다. 오카리나 강습, 우리마을 알기, 재활용품 공예… 등등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프로그램 위주다보니 아이들도 즐겁게 배움을 익힌다. 지난 5월에는 (사)열린사회시민연합과 SK텔레콤이 공모한 ‘자원봉사 마을 만들기 사업’에 응모해 90대 7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내 유일한 지원 대상에 선정, 500만원 예산을 유치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곳 자원봉사자들의 바람은 하나다. ‘토요 별난 학교’가 튼실하게 뿌리내려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과 모·부자 가정의 놀토 고민을 덜어주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으로 더 많이 이용되고 활용되는 것.

“오는 9월이면 ‘자원봉사 마을 만들기 사업’ 기한이 끝나 그쪽 지원을 못 받게 되요. 하지만 그 전에도 구청에서 지원하는 월 24만원의 예산으로 잘 운영해 왔기에 잘 해낼 자신감이 있어요. 우리 주변에는 좋은 일에 기꺼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좋은 분들이 참 많거든요.”

‘우리’라는 일체감과 믿음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훗날 지역에서 또 무슨 대형사고(?)를 벌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