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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식물쓰레기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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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음식물쓰레기 ‘몸살’
  • 김윤영
  • 승인 2006.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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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 악취와의 전쟁 해결방안 없나
장마에 더위로 여름철이 되면 단독주택가등의 경우는 음식물쓰레기로 고민거리다. 하지만 수거시간이 아니면 밖에 내 놓을 수도 없다. 밖에 내 놓아도 고양이, 새 등으로 인해 봉지가 찢겨지면 주위는 금세 오물로 얼룩이 지고 악취가 진동한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생활쓰레기 중 음식물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특히 여름이면 음식물쓰레기와의 한판 전쟁이다.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설치=구로구는 서울 25개 구 중 유일하게 음식물쓰레기 전용봉지를 사용하고 있다. 찢어지기 쉬운 봉지를 사용하다보니 오물이 흘러내리고 악취가 진동하기 일쑤다.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로3동 주택가에서 만난 한 주민(40대)은 “지나다니다 보면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찢어져 오물이 새어나와 주변에 얼룩이 지고 악취로 벌레가 꼬인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같은 동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50대)은 “음식물쓰레기를 집안에 둘 수도 없고 여름이면 골칫거리”라며 “금천에 사는 친구 집엘 가니까 수거함이 있어서 언제든 가져다 버리던데 우리도 그렇게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에서는 수거함 설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청소행정과 박선덕 담당자에 따르면 “수거함으로 갈 경우 더 큰 불편이 야기 될 수 있다”며 “오히려 타 구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된 민원은 적게 들어오는 편”이라고 주장했다.

구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누구 집 앞에 수거함을 설치할 것이냐, 수거함 설치시 음식물쓰레기 양이 20~30% 더 증가하기 때문에 처리비용이 2배가 더 든다는 점, 수거함 주변에 다른 쓰레기들이 넘쳐 더 지저분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 밖에 음식물쓰레기 배출에 따라 부과되는 부담금 납부, 통 세척 등이 문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봉지 훼손에 따른 민원 감소를 위해 나와 있는 음식물을 최대한 빨리 가져가는 것이 목표이며 다른 대안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 구마다 끝없는 민원=2000년 6월 음식물쓰레기가 생활쓰레기에서 분리되고 작년 1월 1일부터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각 구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수거와 관련된 사항은 각 구청장 관할이기 때문에 구마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구하나 음식물쓰레기와 관련된 민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타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수거방식은 2가지. 강서, 영등포구처럼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을 설치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붓는 방식과 관악구처럼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에 담아 수거함에 버리는 방식이다.

영등포구의 경우 고양이 등으로 인한 봉지 훼손은 없지만 음식물쓰레기를 그냥 붓다보니 수거함에서 악취가 끊이질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서로 통을 자신의 집 앞에 놓는 것과 관련된 마찰이 계속 되고 있다.

또 버리는 양에 따라 부담금을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 양이 많은 것도 문제. 영등포구 청소과 담당자에 따르면 “오히려 구로구가 영등포구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며 “수거함 사용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낮다며 이로 인한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의 경우에도 50세대당 1개씩 수거용기를 설치하고 있는데 누구 집 앞에 놓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여름철이면 수거함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순수한 음식물만 들어갈 확률이 높아 재활용에 부속물이 적어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해당 담당자는 전한다.

영등포구나 강서구에 비해 관악구는 비교적 잘된 케이스. 관악구 담당자는 “음식물 봉투에 담아서 수거함에 버리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의 훼손은 없다”고 수거함이 지저분하지 않게 하는 방어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세대별로 1개씩 통을 지급하고 빌라의 경우는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어 통 설치에 대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 하지만 일부 다른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있고 통 관리는 각 세대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의식이 없으면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음식물쓰레기 수거와 관련해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근본적인 해결안이 마련되고 있지 않아 민원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또 서울시청에서도 각 지자체 구청장에게 그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각 지자체에 미루고 있는 상태이다.

음식물쓰레기 효율적 수거 방법과 이후 재활용 문제 그리고 시민의식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민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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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8.7일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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