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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부녀회로 불리는 이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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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부녀회로 불리는 이유요?
  • 송희정
  • 승인 2006.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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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구로5동 신도림현대아파트부녀회
콘크리트 아파트는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를 만큼 삭막한 공간으로 불리지만 조금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아파트공동체의 희망을 일구며 이웃 간 훈훈한 정을 불어넣는 자치모임들이 적잖다.

구로5동에 위치한 신도림현대아파트부녀회(회장 심영호)는 부녀회기금의 투명한 운영을 통해 순수 봉사모임으로서 단지 안 곳곳을 살피고 가꾸는 모범적인 자치모임으로 손꼽힌다.

폐지 판매액과 알뜰시장 자릿세 등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여느 부녀회와 다르지 않지만 기금 운영의 원칙과 소신을 들어보면 이곳 부녀회가 왜 ‘별난 부녀회’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 받는 돈 ‘까다롭게’
- 쓰는 돈 주민위해

“알뜰시장 상인이 만나자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만나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정 만날 일이 있으면 마을도서관에 불러다가 임원, 회원들과 함께 만나죠. 상인들 중에 누가 밥 사준다고 하면 ‘우리 밥 사줄 돈 있으면 좋은 물건 싸게 팔아 달라’고 일침을 놓죠. 소위 ‘먹은 게’ 없어야 상품의 질이 떨어졌을 때 제대로 항의하고 발 못 붙이게 할 수 있거든요.”

심영호(48) 회장의 딱 부러지는 말처럼, 이곳 부녀회의 기금 운영 원칙은 한마디로 ‘원칙대로 하자’이다. 뒷거래 하지 않고, 원칙에 어긋난 행동 않고, 대신 모든 이익을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일. 이곳 부녀회 회원들은 이것이야말로 부녀회 활동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비단 알뜰시장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의 유지나 단체로부터의 찬조금 또한 일체 사절이다. 이는 선거철처럼 지역 내 주요현안이 불거졌을 때 외부의 입김에 의해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곳 회원들은 이미 다른 지역 아파트 사례를 통해 그 폐해를 충분히 봐 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곳 부녀회는 ‘들어오는 돈’에 대해서는 깐깐하지만 ‘나가는 돈’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다. 단, 아파트 주민을 위해서라는 단서가 붙을 때 만이다.

매년 도서구입비 400여만원을 들여 12년째 꾸리고 있는 마을도서관에서부터 연례행사인 노인정 행사, 꽃나무심기, 최근의 노인정보수공가에 이르기까지 살맛나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일이라면 기금사용을 아끼지 않는다.

부녀회 활동이 이러하다보니 회원끼리의 단합은 말할 것도 없고 아파트 동대표들과의 관계 또한 원만하다고 한다.

“부녀회는 말 그대로 봉사단체에요. 봉사만 해도 주민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부녀회 활동인데 만일 조금이라도 다른 마음을 갖고서 한다면 아파트가 조용할 날이 없겠죠. 봉사는 봉사 그 자체로 이끌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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