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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마음도 지혜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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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마음도 지혜도 ‘쑥쑥’
  • 김윤영
  • 승인 2006.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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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구로초등학교 김종숙교사와교육연극
“자 이제 여러분은 얼음덩어리의 분자가 돼 보는 거예요”
아이들은 개개인이 얼음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분자가 되어 주위의 친구들과 손을 꼭 잡고 있다.

“햇빛이 비추네” 그러면 햇빛이 비추는 쪽 아이들은 손을 놓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아직 햇빛이 비추지 않는 쪽 친구들은 여전히 손을 잡고 있다. 좀 더 햇빛이 강하게 비추면 아이들은 기체가 돼서 자유롭게 교실을 뛰어 다닌다.

- 몸짓 놀이로 언어활용
- 창의력 향상에 자신감까지

구로초등학교 김종숙(39) 교사의 과학수업시간이다. 1,2분이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교육연극이다. 아이들은 간단한 마임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운동을 눈에 보이는 분자운동으로 공부했다.

10년 전 성동교육청에서 어린이 연극공연을 썼는데 그 작품이 상을 받고 아이들과 함께 두 차례 공연을 올리면서 교육에 연극을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5년 동안 특기적성 수업으로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아이들이 글로 표현하는데 논리성도 떨어지고 기본적인 문단구분, 띄어쓰기 등도 약한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작년부터 수업에 교육연극을 도입했다. 몸짓놀이 등을 통해 실제 표현하면서 아이들의 총체적 언어 활용 능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

연극이라고 하면 공연을 생각하고 어려워들 생각하는데 그때그때 필요할 때 쉽게 접목시킬 수 있다. 또 국어시간 뿐 아니라 과학시간, 수학시간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수학시간에 네모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어떤 친구들은 혼자 힘드니까 같이 만들겠다고 하는데 여기서 도형의 개념과 함께 덤으로 아이들 협동심도 키워주고 인성지도까지 가능해진다.

이 교육연극의 가장 큰 장점은 자발적으로 학습 동기가 유발되고 창의성이 신장된다는 것. 학기 초에 마임과 몸짓놀이 위주로만 진행 했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말을 하고 싶어 하면서 직접 대본도 직접 쓰게 됐다. 이렇게 자기가 맡은 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부 내용도 자연스럽게 파악된다.

교육연극을 통해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학습하게 된 것이다. 또 이렇게 표현하고 나서 표현한 내용에 대해 서로 느낀 점을 얘기해보고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말하기, 듣기, 쓰기 등 총체적 언어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김종숙 교사는 “반에 전혀 말 한마디 못하고 시킬까봐 매일 숨어있던 아이가 있었는데 교육연극에 참여하고부터는 나중에 ‘어떤 것도 하고 싶은데 안해요’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할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럴 때 뿌듯함을 느끼면서 ‘힘들어도 많이 해야지’란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또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많이 배운다고. 헤어드라이기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고 하면 어른들은 10가지도 못 찾아내는데 아이들은 무궁무진하다. 전에 호랑이와 곶감을 읽고 간단한 역할극을 하는데 아이들은 “요즘 호랑이는 영특해서 안 나와요. 동물원에서 매일 제때 먹이를 주기 때문에 잠만 자요”라며 현대판 호랑이를 표현한 것.

간단한 연극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고 좋아하고 또 성장하고 있었다. 교육연극이 지금은 시작단계이지만 앞으로 좀 더 다양하게 접목돼 더 나은 교육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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