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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인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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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한 인간사랑'
  • 공지애
  • 승인 2001.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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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최다헌혈자 이승기씨



79년부터 183회 헌혈, 성인17명의 피 해당

헌혈증 백혈병환자 삼풍백화점사고때 전달





사람이 많이 다니는 전철역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적십자사의 헌혈차량이다. 하지만 그 앞을 지날 때면 갑자기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아직도 헌혈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다.

자동차매매상을 하는 이승기(46,고척1동)씨는 요즘 1달에 2번이상 헌혈을 한다. 기존의 피를 뽑는 헌혈은 보통 두 달에 한 번 정도 할 수 있지만 혈액안에 있는 혈장성분만을 헌혈하는 "혈장성분헌혈"은 수분만 보충하면 3, 4일만에 원상회복이 가능하단다.

지난 79년부터 헌혈을 시작한 이씨는 이제까지 총 183번의 헌혈을 했다. 1년 평균 15회-20회 정도의 헌혈을 한 셈이다. 이것을 양으로 따져보면 무려 7만6천7백cc, 성인 17명 정도의 피를 모은 만큼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60kg 몸무게의 성인 한사람의 혈액은 4천5백cc 정도이고, 그 중 480cc는 필요없는 피여서 몸 안에서 자연히 썩어 없어진다고 한다.

"한 번 헌혈의 양이 400cc라고 하니 기왕이면 한 방울의 피라도 요긴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이씨는 설명한다.

요즘처럼 헌혈인구가 줄어드는 여름철에는 직접 거리 홍보를 나서기도 하는 이씨는 대한적십자사 서부혈액원의 "밀돌헌혈봉사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밀돌봉사회는 5회 이상 헌혈을 한 혈액원 봉사에 뜻있는 사람들의 모임인데,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직접 헌혈을 할 뿐 아니라 헌혈 캠페인과 전화 봉사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모은 헌혈증서는 지난 삼풍백화점 사고 때와 백혈병환자 등을 위해 거의 다 전달한 이씨는 더욱 건강한 혈액을 헌혈할 수 있도록 자신의 건강관리도 철저히 지키는 편. 뿐 만 아니라 "사후 장기 기증"을 서약했고, 내년쯤엔 자신의 신장도 기증할 뜻을 밝혔다.

이씨의 이같은 열성적인 헌혈봉사를 썩 내키지 않아 하던 부인 일찬영(40)씨도 갑작스런 수술로 수혈을 받아 본 후로는 누구보다 이씨를 잘 이해해 준다. 외아들인 승환(고1, 양천고)군은 빨리 생일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여느 학생들처럼 생일선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이유는, 만 16세가 되어야 헌혈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TV 드라마 제목처럼 그 누구도 "웬만해선 이 가족을 말릴 수 없다". 이제 "제 때 헌혈을 하지 않으면 죄 짓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하는 이씨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아직까지 인공혈액은 만들어지지 않아, 헌혈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인터뷰 마지막까지 헌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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