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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학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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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학교도서관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5.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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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부재, 예산부족등 학생들 등돌려
최근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관심의 뒷전에 놓여있던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활용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구로지역에서도 현재 도서관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죽어있는’ 도서관을 ‘살리는’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그러나 정작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이를 활성화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의지를 꺾는 제도적인 문제들이 산적,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이번호와 다음호에 걸쳐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막고 있는 문제점과 모범사례들을 각각 살펴본다.
- <편집자 주>

현장에서 터져나오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서교사 채용. 올해부터 교육청에서 각 학교당 3백50여만원의 예산지원이 지원돼 사서교사가 채용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사서자격증도 없고 해당 학교 학부모가 아닌 사람을 채용하기도 하고, 교육청 지원예산을 임의로 사용하기도 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

-사서교사 없는 곳도 태반-
사서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현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용직, 계약직 등의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대부분인 학교 사서교사들은 일당 1만원~2만원 정도의 수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관내 ㅅ초등학교의 경우, 오후1시~5시까지 근무하는 데 일당이 1만3천원정도로 아르바이트 수준이다. o 초등학교는 오전9시부터 4시까지 일하는 데 2만5천원을 받고 있다. 한 사서교사는 “사서는 일용잡급이라는 생각이 강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교과과정과 독서와의 연계, 학년별 독서지도 등 어린이독서교육을 위해 일하고 있는 데, 이를 인정 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근무환경을 고집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서교사가 있는 초등학교는 그나마 좋은 현실이다. 중학교는 사서교사가 없이 교사가 도서관업무까지 보고 있다. 담임, 교과, 사서까지 1인3역할을 하고 있는 o중학교 도서관 담당 교사는 “담임과 교과업무에 도서목록 작업, 도서관 관리까지 하고 나면 파김치가 된다”고 털어놓고, “그나마 도서관에 대한 열정과 도서반 아이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지만, 이상의 것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또 교과 수업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히 도서관의 문은 닫히게 돼 중학교 학교도서관은 점심시간 30분, 방과후 30분 정도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o중학교의 경우는 지난해부터 학교 자체 예산을 들여 사서보조교사를 채용해 상시 운영한 결과, 이용 학생 수가 50% 증가했다. 이 학교 도서관 담당 교사는 “항상 열려 있으니 학생들이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오래된 책... 동떨어진 도서관
도서관의 오래된 책과 도서관 위치도 문제다.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이 5~6천권, 많게는 7천권 정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도서가 1980년대 책. 그나마도 전집이나 순환도서(학급마다 돌려보는 책)가 책장을 채우고 있다.

최근에 와서야 서울시 교육청에서 권장하는 학교경상운영비의 5%를 도서구입비에 투입해 신간도서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ㄷ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모두 옛날 책이라 아이가 볼만한 책이 없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이 학교 한 구석에 있거나 정문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 학생들의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o초등학교 한 학생은 “도서관이 멀어서 가는 게 귀찮다. 그냥 집에 가는 데 편하다”고 말했다.

일관성없는 정책
또 2002년 교육부의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 방안’으로 마련된 학교도서관모델링 사업비 300억원을 최근 시행된 EBS수능강좌의 교육방송용 서버구입을 위해 100억을 삭감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도 학교도서관을 활성화하는 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구로지역에서 선정된 초등학교2곳과 중학교 1곳에 지원될 5000만원의 리모델링비도 보류됐다.

이에 대해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자문위원이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은 “학교도서관은 아이들이 책을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사고의 틀을 키워가는 교육의 현장”이라며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많은 교육예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청 역시 교육경비보조금을 시설 늘리고 보도블록 바꾸는 데에만 쓰지 않고 진정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사서교사 인건비 지원이나 도서구입비 지원 등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사용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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