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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행운이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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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행운이다, 그러나…
  • 구로타임즈
  • 승인 2005.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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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보육조례 개정을 바라보며
권신윤
(권영길국회의원 보좌관 )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어린이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돌도되기 전에 대기자 등록을 하였다. 그 결과 두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모두 ‘구립’ 어린이집에 다닌다.

주위에서는 행운이라고 한다. 하루종일 아기를 맡겨야 하는 부모로서는 정부지원시설을 선호할 수 밖에 없으나, 현실적으로 구립시설을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한 어린이집의 대기자 수가 백여명에 이르며 일년을 기다려도 등록의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나마 구로6동에는 단 한곳의 정부지원시설도 없다고 한다.

최근에 홍준호, 백해영 구의원 두 명이 ‘안심, 참여, 무상보육’의 정신을 담은 보육조례 개정안을 발의한다기에 동네에서 지지서명을 받은 적이 있다.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구립시설의 확충을 지지해 주었다.

개정안은 구로구의 12.2%밖에 되지 않는 구립시설 비율을 점차 늘려나가자는 것과 지역보육정책을 담당하는 보육정책위원회의 운영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그리고 24시간 보육, 장애아 보육 등 특수보육 시설 확충, 보육교사의 지위 향상, 제대로 된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우선적 지원 등 구로구 내 보육의 수준을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내용들도 담겨져 있다.

정부지원시설에 맡겨진 아동은 구로구 전체 아동의 8.5%밖에 되지 않는다. 총 보육재정은 정부 부담이 20% 정도, 나머지는 학부모 부담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로구 내 보육사업은 사회적 서비스, 공공보육의 의미를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보육, 의료 등 공공성이 필요한 부분들의 지나친 민간의존은 서비스의 질을 통제하기 어려워 제 2의 꿀꿀이죽, 미래 어린이집 사건을 발생시킬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충격적이었던 꿀꿀이죽 파문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시설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어린이집 운영에 학부모들이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사건 사고로부터의 예방 뿐 아니라 함께 자녀를 키우는 공동체 공간으로 만들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보육의 공공성 확보와 부모 참여를 통해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첫걸음이 이번 보육조례 개정이 되길 바란다.

겨울의 문턱에 서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행운의 뉴스가 구의회에서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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