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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소풍 끝내는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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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소풍 끝내는날 아름다웠다...”
  • 공지애
  • 승인 2005.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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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성프란치스꼬복지관 ‘귀천(歸天)’
한 생명이 태어날 때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생의 마감도 그러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찾아 올 가족이 없는 무의탁노인의 경우 오히려 홀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

- 독거노인들 편안한 임종 도와
- 영정사진, 장례, 추모관등 지원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는 65세 이상의 무의탁 재가 노인을 위한 장례지원사업인 ‘귀천’을 운영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좀 더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영정사진을 준비하는 일부터, 수의 준비, 장례진행과 납골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도맡고 심지어 장례 후 행정처리와 사이버추모관 안치, 기일제까지도 챙겨주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유가족까지도 돌본다. 작년 6월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국내 복지관에서는 최초로 KT&G복지재단의 지원을 받아 실시되고 있다.

고 김 아무개님의 장례를 도와드린 후 둘째 딸 김영미(가명)양으로부터 온 편지다.
“집안 형편이 여의치 못해 난감했는데 ‘귀천’에서 도와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질적인 배려도 감사한데 처음 닥친 일에 어리둥절할 때 장례절차까지 챙겨주시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셔서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담당 복지사 전상은(26)씨는 이런 마음의 편지를 받을 때 아무리 힘들어도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작년 장례지원 대상자였던 어르신이 지방시설로 입소하셨어요. 그 분이 임종하신 후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친인척이 아무도 없다고 복지관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부리나케 달려가 장례를 진행하고 왔는데 상주가 되고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저희가 하는 사업에 대한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장례지원사업명이 <귀천>인 것은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는 천상병 시인의 싯귀 처럼 편안한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지역 내 무의탁 노인의 임종문제에 관심을 갖는 재단이나 기관이 늘어나 따뜻하고 정을 나누는 진정한 장례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이버 추모관; http://2821.or.kr) <공지애 기자> homekong@ku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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