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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주차장서 어린이놀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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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주차장서 어린이놀이터로
  • 구로타임즈
  • 승인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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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쉼터로 바뀌고 있는 아파트 지상주차장
아스팔트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만이 보인다. 주변 벤치에 부모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공원의 풍경이 아니다. 아파트 주차장의 저녁풍경이다.

최근 주차공간은 지하로, 지상은 주민휴식공간 및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활용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4,5년전부터 시작돼, 최근 건립되고 있는 아파트들중 상당수가 이처럼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오류1동 한신아파트나 신도림동 동아2차아파트, 오류2동 영풍아파트, 신도림 대림4차 e편한세상등.

오류1동 한신아파트와 신도림동 동아2차아파트 등은 주민들이 입주초기에 지상 주차공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아이들 놀이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장점이 많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2000년 입주이후 바로 지상의 주차장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신도림동 동아2차아파트 주민들은 “자동차 위험이 없어 애들이 편하게 나와서 노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자동차 매연이 없어져 생활환경이 좋아진 것도 부수적인 효과다. 지하주차가 조금 불편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는게 주민들의 생각.

또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이웃과 어울리기 힘들다는 선입관도 이곳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30대 한 주부(동아2차아파트)는 “아이들을 따라 나와서 놀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 이웃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입주 후 역시 지상의 주차공간을 쉼터와 놀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오류1동 한신아파트 역시 마찬가지. 한 40대 주부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환자가 있는 경우 힘들고,저녁 늦게까지 애들이 놀아 시끄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단점을 열거하다가 단점보다 아이들 놀이공간이 생겼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하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장명순씨는 “저녁 때 근처 아파트에서도 놀러 오는 아이들도 많다”며 시행해놓고 보니 “특히 아이들이 있는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2003년 처음 입주당시부터 주차공간을 사실상 지하에만 마련한 신도림동 대림4차 e-편한세상은 지상1층을 녹지공간 및 운동시설로 운영하고 있어,인근 아파트주민들이 휴식을 위해 찾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동아1차아파트에서 놀러왔다는 한 50대 주민은 “아파트를 잘 꾸며놓고 있어서 자주 놀러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주차공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동아2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한 관계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에 주민들을 설득할 때에는 항의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 아파트의 관리부장은 “아파트 주민들이 원하면 언제라도 가능하다”며 다만 “주민들은 지상에 주차하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고 말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약간만 발상을 전환하면 가능한 것들은 많다.

<이기현 기자>haetgue@kuro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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