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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설 과학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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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설 과학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 구로타임즈
  • 승인 200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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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인 (우신고 영어교사)
최근 공립 특수목적고인 과학고 설립 동의안이 서울시교육위원회를 통과하여 구로구 궁동에 서울에 또 하나의 과학고가 생긴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 시 교육청은 과학영재 조기육성을 위해 과학고가 필요하다고 일부에서는 또 다른 입시명문고가 될 것이라며 철회할 것을 주장하며 궁동 일부 주민은 현수막을 내걸고 즉각적인 환영의사를 표현했다.

- 충분한 토론 없어 아쉬워
- 진정한 학교 갖는 것 필요

하지만 과학고 추가 설립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즉, 과학고 설립이 부천 화장터 건립 건처럼 주민들과 관련된 중요 사안을 충분한 토론을 생략한 채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토론을 무시한 이런 급작스런 발표는 전시적 사업으로 교육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구체적 문제를 사회 전체의 큰 테두리에서의 관계에서 밝혀야한다. 우리사회는 ‘평등’이나 ‘공존’ 등의 가치를 내팽개치고 특권층의 세습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은 그러한 ‘계급 사회의 사회화’에 공헌하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 이 지역은 한국 사회의 주변부로 늘 생활의 불안과 생존 경쟁이 일상화되어있으며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하지만 우리는 평등 교육이라는 기본을 망각하고 입시명문고를 통해 사회의 주변부인 이 곳의 아이들이 중심부로 진출하려는 희박한 가능성에 막연히 기대고 있다. 경쟁’을 입에 달고 사는 미국에서도 고등학교까지는 평등 교육이 기본이란 사실을 생각한다면 특목고의 구로구 유치가 우리나라의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호도하고 있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 밖 담 넘어 농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서울 중상층 이상 자제의 기숙시설이 된 민사고 같은 특수한 학교가 아니라 낙후된 우리 지역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이 누구든지 자기 발견의 기회와 공간을 제공 받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자연을 가까이하며, 책을 읽고 사색하며 건강한 몸을 키워나가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 진정한 학교를 갖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번 특목고 유치 문제를 통해 이 지역 교육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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