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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실천하는 '녹색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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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실천하는 '녹색아줌마'
  • 공지애
  • 승인 2005.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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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살아가는 사람들> 94 오류녹색가게 문영미씨
“재활용과 재사용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에요. 재사용은 쓰던 물건을 다시 한 번 사용하고, 오래 사용하자는 취지라면, 재활용은 쓰던 물건을 폐기한 후 재생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희 녹색가게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지향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재사용을 우선합니다. 한 번 더 쓸 수 있고, 조금 더 쓸 수 있는데 싫증 나고, 유행이 지났다고 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오류녹색가게를 운영하는 문영미(65, 고척2동)씨의 녹색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선 녹색가게에는 일회용 비닐봉지와 종이컵를 사용하지 않는다. 환경을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도록 한다.

그 뿐 아니다. 오픈 당시인 2001년에 만든 홍보물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필코 다시 쓸 일이 있을 때까지 절대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는 정신이 몸에 밴 것이다. 물건도 한 번에 세 가지 이상 팔지 않는다. 손님 중에는 장사의 목적으로 물건을 사가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이윤이 목적이 아니라 주민 한 사람이라도 더 재사용 재활용 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데 있기 때문이라는 문씨의 설명이다.

지금은 녹색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환갑을 넘긴 그의 삶은 나눔과 섬김의 삶 그 자체였다. 전쟁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문 씨는 아픈 옆집 할머니 대신 자진해서 배식을 하기도 했고, 고등학교 시절엔 기독병원에 구호물자로 들어온 천을 얻어 손수 재봉해 이웃에 나눠주는가 하면, 전쟁 후에는 위생병원에서 밀가루 옥수수가루를 지원 받아 리어카에 끌고 옥수동, 약수동 꼭대기까지 올라가 나눠주는 등 어려운 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입양사업, 청소년 상담사업, 자비의 전화 상담, 고엽제 상이자 상담, 아시안게임, 올림픽게임, 월드컵게임 자원봉사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올 4월부터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 고척근린공원에서 벼룩시장을 개최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물물교환 뿐 아니라 일회용품 안 쓰기, 물 아껴쓰기 캠페인과 폐식용유 재활용하는 법을 시연하는 등 생태환경 교육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외에도 중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되살림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며, 연 2회 참고서, 교복교환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직도 소녀같은 미소를 간직한 그는 자전거타기 운동, 천생리대 쓰기 운동 등 다양한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오류 녹색가게 2060-1551)
<공지애 기자>homek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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