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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있는 사랑의 골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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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있는 사랑의 골목으로"
  • 공지애
  • 승인 200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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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92> 김종백씨(세덴고척점) 노점상시절부터 아름다운 1%나눔 시작
자동차외형복원전문업에 종사하는 김종백(51, 고척동)사장은 아름다운재단(종로구)에 수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3년 전 그가 1%나눔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의 업종이 아니었다. 조그마한 트럭 뒤에 돌아가는 바비큐 통닭을 팔던 노점상에서였다. 남 딱한 처지 못 보던 그는 IMF체제 이후 운영하던 자동차 수리점도 어려워진데다 절친한 동창의 보증을 선 것이 잘못되어 그 빚을 고스란히 떠 안았다.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섰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통닭을 싣고 거리에 나갔는데 3일동안은 그냥 돌아왔습니다. 평소 내성적인 것도 아니었고 사람 사귀는 것도 좋아하는 성격인데도 왜 그리 입이 안 떨어지던지...”

구로구에 터 닦은 지 20여 년이기에 한 발짝만 나서도 아는 사람인지라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한탄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에게 이만한 고생은 고생도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방년 15세에 공부 좀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고향 남원에서 친구와 무작정 상경해 자동차정비 기술을 배워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본인은 자신의 꿈을 다 펼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노점상도 나눔의 가게가 될 수 있는지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시작했을 겁니다. 내가 어려워지다 보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조그마한 구두수선집을 하면서도 남을 돕는 일에 열심인 어느 사장님의 모습을 방송으로 감명 깊게 본 뒤 그 결심은 굳어졌다. 그는 또 “결정하기까지가 어려워서 그렇지 용기를 내서 시작하고 나니 당연히 해야 할 일 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3년 고척상인회장을 맡았던 그는 전 회원이 함께 나눔운동에 참여할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오늘만 소주 공짜, 무료 안주 서비스’처럼 순간적인 반짝 이벤트보다 좀 더 뜻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자는 뜻에서였다. 이미 뜻을 같이 해 참여하고 있는 후배도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작은 보탬이나마 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설득해 고척먹자골목을 나눔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작지만 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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