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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소각’이란 표현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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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소각’이란 표현 부적절
  • 구로타임즈
  • 승인 200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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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화장터 건립반대투위 박갑용씨의구로타임즈 기고를 읽고 -
- 박영자 (고척동,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부천 춘의동화장터 건립반대 투쟁위원회 사무국장 박갑용씨 글을 읽고 내 거주지가 인접해있다면 분명 동참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 글을 쓴다.

지난 3월25일자로 발행된 구로타임즈 7면 오피니언면에 실린 박갑용 사무국장의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하루에 수백대의 장의차량이 양천구 목동과 남부순환도로를 이용하고, 영구차량 행렬이 인근 구로구 도로를 가득 메우게 될 것도 명확하다. 화장구 15기를 설치했다고 가정할 때 1기 20구를 소각한다면 매일 300구를 소각할 수 있고, 소각과정에 발생하는 냄새나 악취로 인해 구역질과 구토를 해야 할 것이다. 또 시체를 화장한 뼈가루는 온산을 뒤덮게 될 것이며, 그 골분은 바람에 또는 비가 올 때 흘러내려 우리의 코와 입으로 섭취하게 될 것이다”.

벽제는 화구가 23기이지만 20기 이내에서 행려자 사산아등 10건을 포함해 하루 80건을 소화할 수 있고, 성남은 16기이나 8기만 하루 3회 가동된다, 한 구에 소요되는 화장시간은 2시간 20분이다.

나도 오래전 안구기증, 시신기증 서약을 했고, 화장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터부시했던 죽음을 혐오스럽거나 두렵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삶이 있어 죽음이 있고, 죽음은 삶의 한 과정이며 인생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투쟁이란 어떤 목적을 관철하기 위한 다툼인데 정확한 정보와 치밀할 작전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맞서야지 , 과장되고 추상적인 숫자 나열만 갖고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고 오히려 상대에게 허를 보이게 된다. 손자병법에도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 ‘불가승재기 가승재적’(적이 승리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은 나에게 존재한다. 내가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은 적에게 존재하다는 뜻) 이란 말이 있다.

이 글을 쓴 첫 번째 동기는 세 번씩이나 소각이란 단어를 보고 충격과 작은 파장에 분노마저 느꼈기 때문이다. 쓰레기, 폐기물을 소각한다는 말은 들어도, 비록 생을 마감한 사람일지라도 그것은 적절한 말이 아니다. 누가 부모나 친지를 소각하러 간다는 말을 하겠는가?

그런 말을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하는 수입대리석 사설납골 공원에 안치될 수 있는 부자도 아니고, 국가 유공자도 못되고, 국민기초수급혜택도 받을 수 없는 나같은 중하위층의 서러운 영혼들의 사후문제가 너무 혐오스럽게 그려지는 것이 가슴 아팠다. 꼭 그렇게 해야만 적극적인 반대의사가 표출되는 것인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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