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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3]스워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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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3]스워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윤용훈 기자
  • 승인 2018.04.2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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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컴의 매력속에 빠지다

컴퓨터 30대를 갖춘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의 컴퓨터 교실에는 거의 매일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자리해 컴퓨터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보통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없어 이 메일 보내는 방법이나 문서작성 등을 위한 기초과정을 학습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 어르신들은 스위시(swish, 플래시 애니메이션 효과를 아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 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미지. 그래픽, 사운드로 동영상(애니메이션) 등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2010년 4월 처음 15명 내외로 시작한 컴퓨터 동아리가 지금은 50여명이 매주 월·화·수·목요일 등 평일에는 2시간씩, 토요일에 4∼5시간 동안 스위시 프로그램으로 회원 각자가 손수 여러 가지 작품을 제작합니다. 잘 모르는 회원이 있으면 잘하는 회원이 강사가 되어 친절히 가르쳐주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수준을 높여가며 취미 및 여가 생활을 합니다. 지금은 회원 대부분이 아주 수준급입니다."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회원이자 강사로 나선 한석창 씨(75)는 '스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스사모)'을 이같이 소개했다. 

"구로구 및 서울 전역에서 학교선생, 군 장교, 직장 임원 등에 종사하다 은퇴한 60대 이상의 분들이 대부분이고, 퇴직하고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에 새로이 눈을 떠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 년 동안 거의 매일 만나다 보니 가족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지요." 

현재 주한 스페인 대사관 경제상무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 씨도 우연한 기회에 한 카페의 작품을 보고 멋지다고 느껴 시작한 것이 지금은 토요일 마다 강사로 설 정도로 전문가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노안이나 시력이 약해져 아무래도 읽고 쓰는 일에 소홀해지지만 사진 등을 가지고 꾸미고 작업하는 스위시 프로그래밍은 배우는 재미와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에 도취돼 자꾸 컴퓨터 앞에 앉게 된다"며 스위시의 매력을 말한다. 즉 시각, 청각적 효과가 있는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또 이러한 작품을 개인 카페나 동아리 카페, 유 튜브 등에 올려 공유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이들 동아리 회원들은 그동안 회비를 모아 노후 된 컴퓨터 부품이나 기기를 바꾸고, 관련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 하는 등 수 천만 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정비하여 최신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컴퓨터가 노후 돼 성능이 떨어지고, 관련 프로그램도 시대에 뒤쳐져 그동안 여러 차례 구청이나 복지관에 컴퓨터 및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요구했지만 예산부족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부품을 교체하고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깔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스위시 최신 버전 프로그램을 구입하는데 600만원 가까이 들여 설치했다고.

이 동아리는 또한 매년 봄, 가을 1박2일 코스로 워크숍을 갖는다. 단순히 놀러가는 목적보다 학습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나누기 위해서다. 올해에는 4월 28일 지리산 화엄사 일대를 코스로 정했다. 여기에 매년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척사대회 및 일일찻집 행사를 갖고, 일부 수익금을 복지관에 후원하고 있다. 특히 회원들은 매월 2만원의 회비를 모아 2012년부터 현재까지 매달 30만원씩 복지관에 후원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한다. 또 남은 회비는 적립해 컴퓨터 부품교체나 프로그램 구입에 사용한다고. 


이 동아리는 특히 올해 7월부터는 자체 동아리 활동 외에 컴퓨터를 모르는 지역민을 위해 컴퓨터 초급과정을 신설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석창 씨는 "컴퓨터 학습에 관심이 있지만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의 어르신이나 주민을 대상으로 동아리 회원 중 컴퓨터를 잘하는 회원이 강사가 되어 무료로 7월 첫 주부터 오전 10시부터 2시간 씩 기초과정을 강습할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와서 배우고 이 초급과정이 끝나면 함께 스위시 동아리에서 활동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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