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24 11:24 (금)
<미디어비평6> 한국 신문산업의 위기
상태바
<미디어비평6> 한국 신문산업의 위기
  • 구로타임즈
  • 승인 2003.08.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인기도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집권초기 71%에 달하던 지지도가 4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지지도 하락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노무현 정권과 대결양상을 보인 소위 조중동 거대 일간지들은 내심 흐뭇해 할 것 같다. “언론과 싸워 좋을 게 없다“는 속설이 입증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신문이 처한 위기는 노무현 정부 못지 않게 심각하다. 대통령의 인기도는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경기가 상승하고 북한 핵문제가 해결된다면 노무현 정부의 인기는 회복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한국신문의 인기도는 여간해서 하강곡선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발행부수나 광고수입 모두 1997년 IMF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신문사 전체 매출액의 80% 가까이 점유하는 신문광고 수입의 위축세가 뚜렷하다. 한국기자협회보 최근호는 올해 상반기 신문시장의 광고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최고 20%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신문 발행부수의 하락세도 역력하다. 발행부수를 정확히 공개하는 신문사가 없어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신문 읽기를 중단하는 사람이 신문읽기를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많은 것은 분명하다.

사실상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신문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제일기획이 17세에서 39세 사이의 연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정보를 얻고 텔레비전에 의존하는 특성이 두드러졌다. 이들의 생활에 신문은 큰 의미를 주지 못했다.

신문의 발행부수도 줄고, 광고시장도 축소되고 있지만, 신문과 경쟁하는 언론매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는 무료로 배포되는 신문들이 가판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포탈사이트들은 뉴스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 여기에 휴대전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 첨단이동매체들도 뉴스제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신문사들은 조속히 경영을 혁신하고, 시장구조를 개혁하고, 인적-기술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신문계의 노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신문을 대표하는 주요일간지들이 위기의 돌파구로 찾아낸 것은 고작 자전거나 비데와 같은 경품 나눠주기였다. 사설에서는 기업의 경쟁력강화와 구조개혁을 금과옥조처럼 주장해온 신문사들이지만, 자신들이 발행하는 신문의 발행부수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전근대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한국 신문기업의 현실이다. 그 결과 시중에 막대한 유휴자금이 투자할 곳을 찾지못해 떠돌고 있지만,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신문산업이 회생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실한 기업이 난국을 타개하는 경제적 원칙과 방법을 적용하면 된다. 적자가 누적된 신문은 문을 닫고, 논조가 비슷한 신문들은 합병을 하는 등 기업 논리를 적용해 시장합리화를 꾀한다면 한국신문은 여전히 성장하고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 신문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수준이나 소득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 신문들이 시장경쟁의 논리로 위기를 돌파하기보다는 과거처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치권을 압박하거나 로비를 통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누군가 자신들을 구해줄 것을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신문산업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합리적인 시장구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위기에 처한 신문사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의지를 보여야겠지만, 범사회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신문의 위기는 국가적, 지역적 위기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읽지 않는 국민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제반 사안에 무관심해지고 무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이해관계를 반영해 해결되어야할 민주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공론이 형성되질 않고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첨예화된다.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다. 한국 신문의 문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해,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장호순교수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