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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150]행복한 마을살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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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150]행복한 마을살이 비결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6.10.0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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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곳은 성북구 안암동주민센터이다.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글 마무리를 못하고 나와 마음이 조급했는데, 약속 시간에 조금 이르게 도착한 덕에 마무리를 하자고 시작한 글을 아예 새로 쓰기로 했다.

안암동주민센터에는 마침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주 세련된 곳은 아니지만 제법 색감 있게 칠해진 벽과 의자며 탁자와 같은 집기구도 갖추어져 있고, 누구나 필요하면 당장 쓸 수 있도록 컴퓨터까지 준비된 쉼터가 주민센터 1층에 자리잡고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아마도 한 단체에서 찻집처럼 꾸며진 이 곳에서 주민들에게 한방차를 대접하는 봉사를 하고 있는지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하다. 거기에 맞추어 다과 모양의 도자기들이 아기자기하게 장식이 되어 있는 폼이 제법 그럴 듯하다.
 
원래 이랬던 곳일까? 아니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일환으로 여기도 대대적인 꾸밈이 한차례 있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분실했던 신분증을 재발급 받으러 갔던 구로4동 동주민센터도 환한 창을 내고 실내를 모두 산뜻한 색감으로 매끈하게 고쳐 놓아 퍽 호감이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고쳐놓은 모습만 보아도 속으로 감탄해마지 않았었는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이곳을 와보니 또 비교감이다.
 
몇 개 층으로 이루어진 단독 빌딩에 인권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 하긴 마을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인권중심도시이기도 하다니 동주민센터에 인권도서관이 있을 법할지도 모르겠다. 내부 모습을 일일이 살펴볼 수는 없어 하나하나 샅샅이 뜯어볼 수는 없겠지만 꿈보다 해몽이라고 이름이라도 그럴 듯하니 새로운 맛이 없지는 않다. 이런 것도 사는 맛이라고 친다면 누가 또 뭐라 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산과 하천, 오래된 성곽길이 자아내는 풍광이 뒷받침해주는 힘이 있어 얼마 전에는 구로동 사람들도 마을살이 구경을 하러 이곳의 장수마을을 들러 갔다는 후문도 들었던 차다. 아무튼 다르다면 다른 맛이 있고 또 비슷하다면 비슷한 맛이 있는 서울살이다. 이곳에서 일을 하는 지인은 인사치레로 감탄을 일삼는 내게 손사래를 치기 바쁘다. 이름만 그럴 듯하다는 거다. 인권중심도시가 된 지 몇 해고,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도 되었지만 아직 실질적인 변화는 멀었다는 게 그이의 평이다. 감탄을 인사 삼았던 나처럼 그도 겸손을 인사를 삼았을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자기가 사는 곳을 가꾸고 사는 일일 터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문득 한 분이 떠오른다. 오랫동안 함께 구로4동의 주민으로 함께 지냈던 분으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다. 동 주민센터가 자치회관으로 막 탈바꿈을 하기 시작한 순간 구로4동에 체력 단련실까지 마련하며 4동자치센터의 변신에 나름 역할을 하셨던 분이다.
 
한 번은 우연히 말씀을 나누는 중에 주민의 입장에서 자치센터를 가꾸고 돌보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곳에는 숨은 노고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늘 그런 수고로움은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 법이다. 그러다보니 주민자치센터의 헬스장을 운영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그리 세세하게 짐작을 하지 못했던 터이다.
 
전기세나 고장 난 기계 수리며 트레이너 관리에 수건 한 장까지 세세히 마음을 쓰시던 그 분은 이번 동 주민센터의 변신으로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 있으셨는지 모르겠다.
 
마을살이들이 활발해지면 질수록 내가 사는 동네와 남의 동네가 비교되는 일이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다. 부럽지 않으려면 자신과 이웃과 내 동네를 가꾸고 사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있는 동네가 아니라 바로 내가 그 무엇으로 사는 동네를 꿈꾸는 게 마을 만들기의 가장 올바른 답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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