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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62] 한뜻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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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62] 한뜻모아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6.08.2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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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텃밭 놓았더니 쓰레기투기 줄더군요"
주민제안 마을맞춤 '함께하는 녹색 푸른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 당선된 가리봉2동 마을모임 '한뜻모아'는 지난 2013년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된 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푸른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하면서 모이기 시작했다. 
  
    재개발 갈등 '뒷끝'   해소 시킨
   가리봉주민들의   마을살이 하나


재개발구역 해제 등의 과정에서 주민 간 크고 작은 갈등도 있었지만, 이번 모임과 사업을 계기로 서로의 서먹함도 풀고 화목하고 모두 함께 뜻을 모으고 어울리는 계기가 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모임을 이어왔다. 그리고 2015년 8월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한 '한뜻모아'는 당장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자 박춘자(68) 회장이 자택 창고로 쓰던 공간을 비워내고, 모임 장소로 쾌척했다. 이곳은 '한뜻모아'의 모임장소일 뿐 아니라 지역주민모임에 대여도 하고, 평상시에도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45년간 구로에 살았어요. 살면서 청소년협의회, 부녀회 등 지역활동을 오래했어요. 서대문 적십자회에서도 10년간 봉사했고요. 지역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반대운동도 했고, 그 덕에 주민들도 많이 알게 됐어요. 이제는 통, 반만 대도 어느 집 누구인지 다 떠올라요." 

도장을 받으러 다세대 주택 계단을 3층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관절도 무리가 가고 더 늙었다지만 좋은 이웃을 얻은 것으로 만족한다는 박춘자 회장은 동네에 쓰레기 무단 투기 상습지역에 CCTV도 달고, 어두운 골목길에 LED 가로등도 달았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가정이 사업장이기도 한 안정화(67) 총무는 "내 집에만 붙어사느라 몰랐는데 재개발 반대 운동을 하느라 이웃도 사귀고 생전 처음 구청과 서울시청 앞에 가서 데모라는 것도 해봤다. 알고 보니 나와 의견이 같든 같지 않든 모두 좋은 이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리봉 골말노인정 부회장인 김종란(80) 씨는 "이웃과 가깝고 다정하게 지내게 되어 좋다. 나이 많은 노인을 모임에 불러줘서 고맙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공고를 보고 모임에 참여했다는 막내 임혜련(52) 씨는 "문화센터는 멀고, 가까이에는 문화공간이 없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다.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마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좋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모임에서 친환경물품을 만들어 가정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모임이 동네의 구심점이 되길 바라고, 더욱 활성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EM제품을 만들어 마을 골목 청소하기, 에코백 만들기, 토마토잼 자몽청 레몬청 만들어 별별시장 참여하기, 상자꽃밭 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회원들이 가꾼 상자텃밭을 쓰레기 무단투기골목에 놓았더니 쓰레기 버리는 일이 줄어들었다며 회원들은 스스로를 대견스러워했다. 

그리고 마을지원활동가 구자인 씨의 권유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별별시장에 4회째 참여하고 있다. 이달에는 레몬청 20개, 오징어젓갈 20개, 토마토잼 6개를 가지고 나와 판매했는데 너무나 더운 날씨에 주민들의 참여는 많지 않아 집안 잔치가 되었다지만 참여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회원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사랑방에 모여 정기모임을 갖는 회원들은 앞으로 마을회관을 지어 탁구교실이나 노래교실 등도 만들고 주민 누구나 와서 배우고 소통하고 즐겁게 지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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