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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영양소 담뿍, 나물 &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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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영양소 담뿍, 나물 & 샐러드
  • 김근희 (식생활교육서울네트워크 상임대표)
  • 승인 2020.03.2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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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학교 때 가정책에서 처음 들어본 것 같다. 학부모회에서 주관하는 요리강습에 다녀오신 어머니는 소주병으로 돼지고기를 두드리며, 필자와 언니에게 달걀노른자에 식초와 식용유를 한 방울씩 떨어뜨려가며 한쪽 방향으로 저으라고 하셨다. '돈가스'와 샐러드를 처음 먹어 본 때다.

그 전까지는 채소를 어떻게 먹었나. 생채와 나물이다. 생채는 샐러드와 같이 생으로 먹는 채소반찬이고 나물은 익혀서 양념한 채소반찬이다. 예부터 한식밥상에는 항상 생채와 나물을 같이 올렸고, 나물에 조금 더 비중을 두었다.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과 익혀 먹는 것의 차이가 있을까? 영양소 흡수율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식물세포와 버섯류의 세포에는 세포벽이 있다. 동물세포에는 세포막만 있는데 식품세포에는 세포막을 둘러싼 '세포벽'이 한 겹 더 있다. 세포벽은 섬유질로 이루어지는데 세포벽 안에 있는 성분이 밖으로 나오기 힘들다. 식품의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세포벽을 허물어뜨리는 것이 필요하다.
 

세포벽을 허물어뜨리는 방법으로 열 또는 효소의 의한 방법이 있다. 열에 의한 방법은 흔히 우리가 '익힌다.'고 하는 삶거나 굽거나 볶는 방법이고, 효소에 의한 방법으로는 발효가 있다. 김치를 '익혀 먹는다.', '다 익었다. 잘 익었다.'고 할 때 '익힌다.'는 표현을 무심히 사용했는데 삶아 익히는 것과 같이 세포벽을 무너뜨리는 같은 효과가 있다니, 우리말의 의미가 얼마나 절묘한가 싶다.
 

요즘은 간편하게 채소를 썰기만 해서 넣은 생채소 비빔밥도 있지만, 전통한식 비빔밥에 들어있는 채소를 보면 모두 데치거나 볶은 나물이다. 김치류, 장아찌류도 발효식품이니 모두 익힌 거다. 익혀서 다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익혔을 때 파괴되는 영양소도 있으니 우리 조상들은 숙채와 생채를 고루 먹었다. 무를 생으로 양념한 '무생채', 삶아서 양념을 한 '무나물', 배추를 익힌 배추김치, 양념하여 바로 먹는 겉절이가 대표적인 예다.
 

먹고 싶은데 살찌는 게 겁나서 흡수가 잘 안 되는 음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채소열량이 높지 않은 식품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이니, 익혀서 알뜰하게 섭취하면 좋겠다. 고기를 많이 먹고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사람에게도 익힌 채소를 먹는 것은 편리한 방법이다. 삶으면 부피가 확 줄어들어 영양소가 농축되는 효과가 있다. 훨씬 적은 양으로 비슷한 영양소를 더 잘 흡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발표식품을 너무 짜지 않게 하고, 데쳐서 무치는 방법을 볶는 것 보다 더 추천한다. 고요리에 채소를 많이 넣어 익혀도 좋다. 물론 생채소도 균형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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