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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114]넘쳐나는 이 마음들 모아줄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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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114]넘쳐나는 이 마음들 모아줄 해법은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5.12.14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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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점심 무렵이었다. 교복을 입고 자전거를 끌고 가는 아이를 보고 어리둥절하던 그 때 말이다. 학교에서 분명 꼼짝 않고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아이가 훤한 대낮에 자전거를 끌고 거리 한복판을 어슬렁거리고 있으니 나는 그야말로 못 볼꼴이라도 본 듯 화들짝 놀랐다.

"아니, 너 OOO 아니니? 너 학교 안 갔어? 지금 어디 가니?"

다급히 불러놓고 보니 내가 아는 그 아이가 틀림없다. 저도 정신을 놓고 생각 없이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누가 부르니 깜짝 놀랐던 모양이다. 돌아보는 얼굴에 당황한 빛이 역력하다.

"아....네...." 썩 반갑지는 않은 얼굴이다.
"너 학교 안가?" 좀 다르게. 물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어째 그 소리밖에는 안 나오니 나도 참 안타깝기는 하다.

"아...네.....제가 좀 자다가 늦었어요...."

그래도 못 본 척 않고 계면쩍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는 걸 보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마음이 물러나진다.

"그래, 얼른 가거라. 학교 너무 늦겠다.." 자다가 늦었다니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길에서 붙들고 뭐라기도 뭣하고 참 할 말이 없다.

중2병이 있다는데 혹시 그 병은 수면시간을 특별히 연장시키는 뭐 그런 병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이들이 자라느라 그러기도 하고, 최근에는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 폰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 많아져서 그런 줄도 알지만 어쨌든 주변의 중2들은 모두가 잠에서 도무지 헤어 나오질 못하는 눈치다.

공부방을 다녔던 한 아이의 어머니께서도 아침마다 아이를 깨워서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는 게 너무 힘든 일이라고 장탄식을 하신다. 아무리 깨워도 꿈쩍을 안하고 겨우겨우 깨워서 집밖에 내놓으면 어슬렁대면서 사람 속을 있는 대로 긁어놓으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을 위해 지역에서 차가 한 대 있었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주 공연한 소리만은 아닌 것이다. 물론 차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이런 맥락과는 다른 문제로 제기된 것이기도 하다.

지난 혁신교육지구 토론회에서 한 분은 아이들이 필요한 상담이나 서비스지원을 받고자 해도 먼 데서 아이들이 다니기에는 너무 힘이 드니 차라도 있어서 아이들의 이동권이나 접근성을 보장해주었으면 한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를 빠지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가만 생각해보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물론 학교를 제대로 시간에 맞추어 다닐 수 있도록 지도와 상담을 우선하는 게 옳은 길인 줄은 잘 안다. 필요한 게 있다고 무턱대고 지원만을 해주다가는 아이들을 망치는 첩경인 줄은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타는 가족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당장의 위기를 넘겨보고 싶은 생각이 너무도 간절할 것이다.

지역에서는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학교 운영 방식이 혁신이 교사의 혁신을 이끌고 그것이 다시 수업의 혁신과 아이들의 삶의 질의 혁신을 불러 일으켜주길 바란다.

우연한 기회에 학부모교육을 하게 된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부님 한 분이 지역의 고등학교들과 선생님들도 좀 더 힘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고 의미 있는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그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돕고 싶다며 간절한 말씀을 전해오셨다.

교육이 끝나고 온마을교육지원센터에 그 어머님의 연락처를 전해드리며 아직은 무엇인가가 간절한 우리 지역의 교육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노력은 시작 되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모두가 열심히 하고 싶은 이 마음들을 잘 모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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