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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경제 활력의 '명성' 되찾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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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경제 활력의 '명성' 되찾을 때
  • 정대근 구로구의회 전통시장특위 위원장
  • 승인 2015.08.14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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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매일 시장을 갑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밥상을 준비하기 위해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드는 곳이 우리가 기억하는 정겹고 인정 넘치는 전통시장의 풍경입니다. 시장은 늘 물건을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서로 소소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통하고 교류하는 중요한 장소였습니다. 언제나 빽빽하게 늘어선 좌판부터 핏발선 목소리를 외치며 물건을 파는 리어카 상인들, 그리고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헤쳐가며 시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물결로 장사진을 이룬 모습이 우리가 기억하는 전통시장의 모습들입니다.

 

▲ 정대근 구의원(구로구의회 전통시장특위 위원장_ 고척1-2동,개봉1동)


이렇게 과거에는 전통시장이 크게 번성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뤘으나, 현재는 대형마트, 인터넷쇼핑 등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전통시장이 많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전통시장의 개념은 자연 발생적으로 또는 사회적, 경제적 필요에 의하여 조성되고,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가 상호 신뢰에 기초하여 주로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장소를 말합니다.

전통시장은 법률적으로 「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혹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보호되고 육성 관리해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시장은 지금 현대화를 거치면서 변신 중입니다.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고, 아케이드 설치공사도 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런 전통시장을 가본 적이 있습니다. 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쾌적하고 편리했으며, 무엇보다 여유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쾌적하고 여유가 있는 지금 우리의 전통시장이 찾는 사람이 없기에 만들어지는 한가한 모습이란 생각에 이르자 그늘진 상인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경기 부진으로 폐업이 속출하면서 영세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찾는 사람이 없어진 상인들이 하나둘 또 다른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인들의 고충을 들어보면 IMF 때보다 더욱 어렵다고 하니 체감경기가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 짐작하기 쉽지 않지만, 더 늦기 전에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침체되는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합니다. 전통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카드만 들고도 전통시장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고, 좀 더 편리한 배달시스템과 주차공간 확보 등 내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시설현대화와 더불어 시장특성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공간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전통시장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계산을 마치고도 물건을 한 줌씩 더 넣어 주는 훈훈한 정이 흐르고, 신선하고 값싼 다양한 물건이 짧은 유통과정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분명 대형마트 및 편의점과 경쟁해도 뒤처지지 않는 전통시장만의 강점입니다.

구로에도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입을 모아 어려워서 견디기 힘들다고 하는 우리의 서민경제가 이미 지역경제의 한 부분으로 크게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옛것이라는 이유로 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이 따릅니다. 이런 커다란 서민경제를 외면하고 지역이 바로 선다는 것 역시 그야말로 난센스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전통시장 운영이 잘되는 지역은 직접 찾아가서 배우고 좋은 시스템은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상권을 분석하여 상업 시스템과 유통환경을 개선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화려한 변신을 기다리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통시장들이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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