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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가정경제 37] 저성장시대 다섯가지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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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가정경제 37] 저성장시대 다섯가지 역설
  • 서경준 소장
  • 승인 2014.07.14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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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제의 흐름을 읽고 투자해야한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은 아무리 흐름에 맡는 투자를 해보려해도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시대 흐름에 맞는 돈관리란 어떤 건가요?
 
[A]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경제흐름이 상승이건 하강이건 투자를 권유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지금 투자하세요'라고 말한다는 점입니다. 저의 견해로는 흐름을 읽은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정확히 투자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귀신도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흐름과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는 사기꾼입니다. 그런 사람 말을 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것입니다.

그런데 큰 흐름, 그러니까 시대적인 흐름은 거의 틀림없이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저성장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우리는 특별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고 고령화가 해소될 때까지 수십 년을 저성장추세로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획기적인 방법이 찾아져서 원만한 성장세를 회복하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그런 일이 현실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저성장에 걸맞는 돈 관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저성장시대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서 마땅한 돈놀이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역설적인 설명을 몇 가지 해보고 싶습니다.

①글로벌경제가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관심을 동네경제로 돌려서 동네에서 보람을 가지며 돈벌이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식으로 관심이 바뀌어야 합니다.

②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다시 상승시키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산' 즉, '많이 쌓아두는 것'에 주력하기보다, '벌고 쓰는 것'을 관리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벌 것이냐'와 '어떻게 하면 잘 쓸 것이냐'의 문제 말입니다. 그런데 더 버는 것이 어려운 만큼 잘 쓰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잘 쓴다는 것은 자신의 본질적 행복에 맞게 쓰는 것을 말하며 행복의 본질에 맞지 않는 것은 안 쓰는 것을 말합니다.

③ 크게 살수록 어렵고 작게 살수록 쉬워집니다. 저성장에다 불시에 경제위기가 곳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소득이나 현금유동성에 비해 자산의 크기가 너무 크면 위기에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됩니다. 쉽게 말해서 부동산을 가지기보다 예,적금을 더 가지는 것이 낫다는 말입니다.

가령 전세를 얻더라도 큰 평수 보다는 작은 평수로 가는 것이 유동성도 더 확보되고, 대출도 안 쓰고, 유지비도 적게 들어 전반적으로 현금 여력이 늘어납니다. 현금여력이 늘어난다는 것은 빈번한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대응하기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재벌기업들이 투자는 안하고 현금자산을 쌓아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④수익률 보다 안 쓰고 모으기에 힘쓰세요. 저성장이면서 위기가 수시로 찾아오기에 투자하면 손해 보기 쉽고 수익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 할 때는 대박 터뜨리는 방법을 좇는게 아니라 수익률이 작더라도 원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선택에 딱 맞는 것이 적금과 예금입니다. 적금과 예금은 구시대적 방식이 아니라 장기 저성장에 불안한 경제에 가장 좋은 재테크입니다.

⑤그리고, 금융기법이나 금융상품을 연구하지 말고 자신을 연구하세요. 자신이 어떻게 돈을 벌고 쓸 때 행복해 하는지, 어떤 때 후회하는지, 잘못된 돈 관리 습관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관찰하세요.

그리고 생각하세요.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같은 소득으로도 행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될지를. 돈 불려나가는데 쏟아 부었던 관심을 자기 자신과 돈과의 관계를 밝히는 데로 돌려야 할 때 입니다.

앞으로는 돈에서 얻으려던 행복을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얻으려 애써야 합니다.


 ■서경준님은  열린사회 구로시민회 부설 가정경제상담소 '쟁기'소장입니다. www.plow.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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