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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74]색소폰으로 통하는 '마을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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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74]색소폰으로 통하는 '마을 이웃'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07.1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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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한국색소폰 오케스트라

무더운 날씨에도 구로5동 신도림현대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한국색소폰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는 회원들의 색소폰 연주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주일 시간표를 정해놓고 회원들은 돌아가면서 연습삼매경이다. 4개의 개인연습실과 회원이 함께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게다가 지하에 위치해 있어 요즘 같은 날 더위를 피해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방문하던 날 마침 사단법인 인가 서류를 받아온 박일자(54, 구로5동) 사무총장은 감격에 겨운 모습이었다. 올 2월에 창단해 30평 남짓한 공간을 준비하고, 사단법인 인가를 위해, 단원을 꾸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을 모습을 상상하니 더욱 그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인천오케스트라를 겸하고 있는 지휘자 홍성영 씨의 섬세한 개별 지도는 타 악단에서 배우다 온 단원들이 깜짝 놀랄 정도다.

악단장 이은종(60, 구로5동) 씨는 70년대에 고등학교 밴드부를 계기로 지금까지 색소폰을 손에 놓은 적이 없었다. KBS관현악단에서 17년간 활동하고 지금은 가수 남진 전속악단에 내로라하는 트로트 가수의 공연에 빠지지 않을 정도다. 동포 위문공연도 30여 개국을 다닌 그는 "북한 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던 감격,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 고비를 한 아름 선물한 동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색소폰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흡사한 악기이면서 또 사람의 감정을 어느 악기보다 잘 표현해 줍니다. 그래서 희노애락을 다 담을 수 있죠."

테너세컨을 맡고 있는 김병호(57, 오류동) 씨는 1주일에 2~3번, 4시간 씩 꼬박 연습에 몰두할 정도로 열심이다. 5년 전 기타를 배우러 갔다가 색소폰 소리에 반해 결심을 바꾸었다. 게다가 아내가 직접 악기까지 사오는 등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5년간 배웠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색소폰은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연습에 연습을 통해 안 되던 부분이 해결되고 원하는 소리가 날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할 수 없죠. 연주는 모든 걸 잊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줍니다."

특히 독주와 합주의 패턴이 180도 달라, 그 웅장함과 선율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 7시~8시30분까지는 전 단원이 모여 연습하는 시간이다. "사실 일요일 저녁은 가장 쉬고 싶은 시간이지만 98%가 참석할 정도다. 단원들은 꾸준한 연습으로 매달 둘째 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한 시간 반 가량 구로역 개찰구 앞에서 승객을 위한 무료공연을 펼친다. 게다가 브니엘의집과 엠마오의집에도 정기적으로 공연을 다니고 있다.

오는 9월 21일 구로아트밸리에서 정식으로 창단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지역에서 재능기부를 할 예정이며,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고 박일자 사무총장은 힘주어 말했다. "살면서 한 가지 악기는 꼭 배우기를 추천합니다. 음악으로 소통이 가능해요. 또 자신을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요. 또 그 좋은 기운은 가족에게도 전달되니까요."

사단법인 한국색소폰오케스트라는 현재 단원모집 중이며 자격은 색소폰 경력2년차 이상 지역주민이다. 문의 010-4711-8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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