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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64]구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연극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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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64]구로노인종합복지관 노인연극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05.07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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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외우니 치매예방, 생활도 활짝"

구로노인종합복지관 3층 강당에 모인 20여 명의 어르신들은 둥글게 앉아 "감사합니다"로 서로 인사하고 하품·기지개·허리운동 등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그리고 발성연습과 놀이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다. 그리고 나서야 본격적인 연기훈련에 들어간다.

올해는 '아름다운 날들'이라는 옴니버스 대본에 어르신들의 추억담을 끄집어내서 삽입시킬 예정이라고 이란희 강사는 귀띔한다. "어르신들의 첫사랑, 결혼, 출산, 육아, 고부간 등 경험이 풍부한 만큼 소재가 많아요. 그래서 중고생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다른 사람의 입장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데 비해 직·간접 경험이 많은 어르신들은 극중 인물이 어떤 입장인지 상황 파악을 잘 하시죠. 그래서 즉흥극도 잘 소화해 내세요."

CF모델의 꿈을 놓치 않는 신명자(67) 씨는 "연극은 슬픈 사람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 등 환우를 찾아가 하는 공연이 보람되다"고 말한다. 연극과 함께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뮤지컬에도 도전할 거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 매력있다"고 이야기하는 양화신(75) 씨는 연극을 오래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게다가 문화활동의 범위가 넓어져 올해는 동화구연 봉사도 하고 있다.

작년 연극반에 들어온 윤재갑(80) 씨는 학창시절 응원단장을 시작으로 해병연예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복지관에서 어르신에게 발건강탭댄스를, 어린이집에서는 인성교육을 지도하는 그는 이제껏 겪은 인생이 연극을 통해 새롭게 표현되며, 마음이 순수해지는 것 같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다.

목소리가 크고 굵어 '춘향전'의 변사또, '최진사댁 셋째딸'에서 최진사 역 등 남성 역할을 도맡았다는 구행자(72) 씨는 2008년부터 활동한 초창기 회원이다. "대사를 외우니까 치매 예방에도 좋고, 생활에 활력도 된다"고 말했다.

연극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어르신들은 하하호호 웃고,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우며, 마음껏 몸으로 표현하는 등 시간을 거슬러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소년소녀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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