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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를 휩쓴 로또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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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를 휩쓴 로또광풍
  • 구로타임즈
  • 승인 200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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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복권판매소 로또구입자들로 장사진/ 한 복권판매소 하루매출 500만원 ‘대박// 2003년 2월. 로또 광풍(狂風)과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우리 사회는 극과극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인생역전’을 꿈꾼 사람들 중 그것을 이룬 사람은 1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원인 모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 심지어 부산에서는 지하철에 몸을 던지는 사람도 나왔다.



# “로또 판매로도 인생역전”

이런 상황은 구로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실제로 10회차 로또복권 추첨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구로구 전역은 로또로 후끈 달아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구로5동 금성볼링센터 앞에서 한 복권판매소를 운영하는 서모(43)씨는 “하루 매출이 500만원”이라고 귀뜀하며 “지금 같이만 된다면 로또만으로도 장사가 가능할 것 같고 가능하면 인생역전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국민은행 지점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로또 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고급 메모지에 손수 번호를 적어와 옮겨 적고 있던 한 주민은 “주변에서 하도 난리길래 한 번 해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주민(45)은 “총20만원 어치를 샀으나 계속 숫자가 떠올라 또 왔다”며 “로또를 가지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행복의 나래를 펼 수 있어 좋다”고 이른바 ‘로또행복론’을 주창했다. 국민은행 구로남지점 과장은 “이제는 용지가 딸리는 상황”이라며 “하루1200만원어치가 나가는 데 이것도 다른 지점에 비하면 적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7일 구로구 곳곳에서는 당첨되면 ‘뭐 할 것인가’를 놓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청소년수련관 한 관계자는 “직원들과 균등하게 분배하기로 했지만 당첨되면 모를 일”이라고 웃으며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은 역시 해외로 뜨는 거였다”고 밝혔다.



# 추첨일 로또구입 쇄도

추첨날이던 지난 8일 3시. 추첨시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대박꿈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7호선 남구로 역에 위치한 한 복권방은 발딛을 틈도 없을 만큼 사람이 몰려 광풍(狂風)을 실감케했다. 이날의 특징은 이때까지 로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거 몰려나왔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옆에 사람에게 묻는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 주민(68)은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온통 로또, 몇억이었으니... 참다참다 한 장 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로또 추첨이 끝난 지난 11일은 로또판매소 주변을 비교적 한산했다. 한 복권판매소 주인은 지난 금요일에 비해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복권을 샀던 사람들은 허탈해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3등 당첨을 냈다는 판매소를 찾아 일부러 구로구까지 왔었다는 김덕중(금천구 가산동,38)씨는 “20만원을 쏟아부었는 데 모두 휴지조각이 되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옆에 있던 홍희표(34)씨는 “겨우 2만원 날리고도 이렇게 허탈한데 몇백만원을 날린 사람은 오죽하겠냐”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1등이 구로구에서도 1명 나왔다는 소식에서는 대부분 잘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 주인공이 나였으면’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고척2동 덕의초등학교에서 만난 한 주민은 “구로구 주민들이 산 금액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면 더욱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갔을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로또용지 공급업체 주가 30% 급등

이러한 분위기에서 진짜 대박을 맞은 곳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구로공단역 인근에 위치한 (주)케이디미디어(구로3동)는 로또 사업권자인 온라인복권사업연합(KLS)의 지분참여업체이자 복권 용지 공급업체인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무려 30%나 올랐다. 회사측은 지금까지 1억장이 넘는 로또 복권용지를 팔았으며 이에 힙입어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4.5% 늘어난 302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구로구 주민을 비롯한 온 국민을 대박환상으로 몰아넣은 비정상적인 ‘로또신드롬’은 2003년 늦겨울 한페이지을 그렇게 장식하고 있었다



j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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