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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58] 서울가든빌라 어머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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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58] 서울가든빌라 어머니회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4.02.22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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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엄마들의 빛나는 힘!

"전에는 하고 싶어도 마음만 있었지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는데 한 두 번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해서 가능했지요."

오류동에 위치한 서울가든빌라는 매년 2회 벼룩시장, 5월 가족잔치 작은도서관 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이러한 행사들이 연중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까지는 어머니회의 즐거운 수고가 녹아있다.

벼룩시장에는 집안에 묵어 있던 물품을 가지고 나와 사고 팔며, 떡볶이·부침·닭꼬치·도토리묵 등 먹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이제는 벼룩시장의 명물로 불리는 즉석뽑기는 인근 주민들에게까지 알려져 찾아올 정도다. "미리 주민들에게 물품을 기증받아요. 휴지·장난감·필통·노트 등에서부터 이불세트까지 기증품에 번호를 매겨 즉석뽑기를 하죠. 500원으로 꽝 없이 다양한 물품을 받아가니 줄을 서서 기다려요." 게다가 모든 참여 어린이에게 양말을 선물로 준다고 이수정(42) 총무는 귀띔한다.

윤경숙(44) 감사는 결혼 전 부모님과 1989년부터 서울가든빌라에 살다가 결혼을 하면서 타지에서 살았다. 그러다 지난 2001년 다시 부모님 곁으로 이사를 왔다. 회사를 다니느라 친정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기 위해서였다. 2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다 또래 어머니들과 사귄 윤경숙 감사는 자연스럽게 어머니회 활동까지 하게 됐다. "어머니회 일을 하다보면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좋은 어머니들을 많이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아이를 친정 엄마 손에 맡겨와 양육법도 서툴렀고, 학교 정보도 잘 몰랐는데 또래 엄마들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윤경숙 감사는 아이들 간에 다툼이 있어도 내 아이만 감싸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마을에 대한 정이 깊어만 간다.

"아이들이 집에 엄마가 없으면 으레 친구집으로 가서 놀고 간식까지도 먹고 와요. 그렇게 엄마들도, 아이들도 서로 정이 많이 들어 이사는 생각도 못해요."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난 유경희(44) 씨는 단지 내 작은도서관 도배를 직접 하는 등 말 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준다. 손미향 전 회장은 폼아트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이수정 총무는 꼼꼼하게 살림을 꾸리고, 윤경숙 감사는 공문이나 서류 등 파일작업을 훌륭하게 해내는 등 회원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발휘해 어머니회를 이끌어 간다.

임은숙(44) 회장은 지난 2012년 공동주택 커뮤니티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이 어머니회는 물론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물꼬가 되었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리모델링을 비롯해 각종 체험, 재활용 녹색실천의 장, 온 가족이 참여하는 경제 체험학습의 장 등 어린이 벼룩시장을 5차례 이상 개최했다. 특히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 팝업북, 토탈아트, 힐링캠프, 명화속 숨은 이야기, 위인전을 통한 역사 알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을 도서관으로 모으고, 문화로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

"힐링캠프 중에 미술심리치료수업이 있었어요. 그 때 제가 아이와 잘 부딪히는 이유도 알게 됐죠. 저는 아이를 내 품에서 키우려 했고, 아이는 저와는 정 반대성향이었던 거예요. 이제 서로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한 번 더 아이 성향을 헤아리게 되고, 아이들 역시 제 성향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더라고요." 이수정 총무는 '힐링캠프'를, 윤경숙 감사는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를 인상 깊은 강좌로 꼽았다. 그림 안에 역사·인문학·철학이 있다는 것과 그림을 보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회장을 맡은 임은숙 회장은 "직전 회장이 오래 고생했다. 서로 돌아가면서 해야하고 누구라도 예외를 둔다면, 아무도 임원 할 사람이 없을 거다. 대신 서로 돕고 빈 자리를 채워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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