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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48]능골산 산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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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348]능골산 산사모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12.09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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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도 챙기고 봉사도 챙기고

재작년이었다. 서울대,구로구 시민지도자아카데미(이하 SG포럼) 3기 수료자들은 과정 수료 후 "배운 것으로 끝나지 말고 지역에 기여하는 일을 해보자"고 논의하던 중 나온 이야기였다. "구로에 5개의 산이 있다. 4개의 산에는 모두 환경정화 봉사단체가 있는데 능골산에만 없다. 그래서 다른 지역 봉사단이 원정 오기도 한다더라. 우리가 그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 수료자 모두 찬성하였고, 그렇게 2011년 11월 12일에 '능골산(계남근린공원, 고척2동) 산사모'가 발족되었다.

이들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1시, 계남근린공원 인조잔디구장 팔각정에서 출발해 산책로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산지정화 활동, 산불예방 및 살핌활동, 산림 내 무단경작 행위가 있는지 살피는 등 쾌적하고 깨끗한 구로올레길을 만들고 있다.

시작은 그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멀리서 오는 회원들은 차츰 줄어들고 주변 주민, 덕의초등학교, 오류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적극 참여 하는 등 구성원이 더욱 다양해졌다.

"능골산 근린공원 신정배수지(인조잔디축구장)부터 고인돌까지(오류 중 뒤편). 파크 푸르지오 뒤편을 다니며 환경정화에 힘써요. 보통 일반등산로로 다니면 한 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쓰레기를 줍고, 심지어 언제 묻었는지도 모를 쓰레기 더미가 땅 속에서 발견되는 날이면 두 시간도 모자랄 때가 많죠. 한 군데에서 10개의 자루가 나온 경우도 있고, 주변 주택 등에서 투척한 생활쓰레기가 나오기도 해요."

라면값이 45원이라고 적혀 있는 라면봉지를 파내고는 모든 회원이 깜짝 놀랐다. 도대체 몇십년 전 봉지이며, 그래도 썩지 않는 비닐을 마구 버리는 행동이 얼마나 무모한 지도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매번 다른 코스로 올라가 활동을 한다는 이호성 (47)회장은 처음 활동할 때에 비하면 그래도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팔각정 주변에 각종 술병과 담배꽁초가 장난 아니었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 저희 산사모는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 중학생도 활동을 하다보니 동네 어르신들께서 더 관심 있게 봐주고, 고생한다고 이야기도 해 주세요."

여름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쏘기도 하고, 팔각정에서 과자파티를 하기도 한다. 생각지 않은 보상이 있을 때 더 신나는 법. 그리고 먹고 난 뒷정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분리수거 등을 배우게 된다.

정경숙(46) 총무도 "저희 딸도 처음엔 친구들이 별로 없어서 쑥스러워하더니 금세 따라하더라고요. 그리고 이제는 봉사날짜를 손꼽아 기다려요. 어른들 사정으로 일정이 취소될 상황이면 오히려 아이들이 나서서 날짜를 앞당겨서라도 하자고 나설 정도예요. 아이들은 놀면서 봉사하고, 그러다보니 학부모 참여도 높아져 재미있고, 보람있어요."

주변 학부모에게 취지를 이야기하며 회원들을 섭외한 정경숙 총무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의 변화가 가장 신통하다. 휴지가 떨어져 있는 걸 보더니, "치웠는데 왜 이러냐? 사람들이 좀 안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딸을 보고 산교육이 따로 없다는 걸 알았다.

초창기 멤버로 매달 꾸준히 참여하는 정회문(48)씨는 동아리 내에서 열심회원으로 불린다. "도저히 산에서 발견되지 말아야 할 폐타이어가 나온다든지 하면 모두 '허걱' 놀란다. 게다가 생활쓰레기도 많았지만 많이 깨끗해져서 보람있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성 회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회원들이 참여해주길 바라는 마음이고, 여기가 바로 내 동네, 내가 가꿀 마을이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더 좋은 동네가 될 것"이라며 언제든 참여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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