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찾아주고, 이용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도서관에서도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지요." 고척초등학교(교장 김혜영) 학부모 문정화(38) 씨는 벌써 5년 째 명예사서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6학년이 된 큰 딸 승민 양이 2학년 때 명예사서를 자원했으니 말이다. 워낙에 정영희 사서선생님이 열정적이고,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문정화 씨는 말했다.
고척초등학교 명예사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에서는 어머니 봉사자들이 늘어나면서 1학년~4학년까지 한 달에 한 두 번, 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반에서 책을 읽어주다보면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도서관으로 불러 모은다.
작년에 처음 시작해 지난 9월 26일에도 '벼룩시장'을 열었다. 주방용품·생활용품·옷·책 등 명예사서 20여 명이 기증한 물품을 착한 가격에 판매했다. 이날 인기있던 품목은 사서선생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피클과 오디잼, 오디엑기스였다.
이런 행사를 치른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지난 해 <돈에 밝은 아이>라는 책으로 독서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한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는 명예사서들의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우누이전>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고 얼마 뒤, <비단치마>라는 동화책을 읽어주었어요. 같은 내용이지만 하나는 인간의 입장에서, 다른 한 권은 여우의 입장에서 풀어 쓴 글이죠.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접하니 아이들이 즐거워하더군요. 독서로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문정화 씨는 학생들뿐 아니라 자녀의 변화에도 크게 감사함을 느낀다. 책으로 기차놀이나 징검다리 놀이만 했지 잘 읽지 않던 둘째아들이 책을 읽고, 또 책 읽는 깊이가 깊어진 것이다.
장은주(39) 회장은 고척도서관에서 지적장애인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도서관·독서논술관련 세미나나 연수도 받을 수 있어 스스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귀띔한다.
2남을 둔 이경은(45) 씨는 "아이를 위해 봉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내가 힐링이 된다"며 모임을 통해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화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더라고요. <장수탕 선녀님>, <오늘의 날씨는> 등 어른의 추억을 되살려주고 감동되는 도서가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다른 아이들을 돌보면서 조금이나마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독서수업을 한 뒤에 그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장은주 회장은 지난해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아 매달 문화 및 역사기행을 다닌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문학 속 배경이나 작가의 생가 등을 방문하면서 아이들의 문학적 감성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고학년이 되면 도서관 이용 횟수가 줄어드는데 정작 독서가 필요한 나이다.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추억으로 쌓이는 만큼 책과 가까이 하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쁜 시간내셔서 본교 도서관에 방문하여 저희 학부모님들의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예쁘게 기사에 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더 많은 학부모, 교사, 어린이들과 공유하고자 학교 홈페이지에도 게재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