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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39]아낌없이 주는 나무들(고척초 명예사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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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339]아낌없이 주는 나무들(고척초 명예사서모임)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3.10.07 1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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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읽어주는 '사랑의 책'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찾아주고, 이용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도서관에서도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지요." 고척초등학교(교장 김혜영) 학부모 문정화(38) 씨는 벌써 5년 째 명예사서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6학년이 된 큰 딸 승민 양이 2학년 때 명예사서를 자원했으니 말이다. 워낙에 정영희 사서선생님이 열정적이고,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문정화 씨는 말했다.

고척초등학교 명예사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에서는 어머니 봉사자들이 늘어나면서 1학년~4학년까지 한 달에 한 두 번, 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반에서 책을 읽어주다보면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도서관으로 불러 모은다.

작년에 처음 시작해 지난 9월 26일에도 '벼룩시장'을 열었다. 주방용품·생활용품·옷·책 등 명예사서 20여 명이 기증한 물품을 착한 가격에 판매했다. 이날 인기있던 품목은 사서선생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피클과 오디잼, 오디엑기스였다.

이런 행사를 치른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지난 해 <돈에 밝은 아이>라는 책으로 독서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한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는 명예사서들의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우누이전>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고 얼마 뒤, <비단치마>라는 동화책을 읽어주었어요. 같은 내용이지만 하나는 인간의 입장에서, 다른 한 권은 여우의 입장에서 풀어 쓴 글이죠. 이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접하니 아이들이 즐거워하더군요. 독서로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뻐요." 문정화 씨는 학생들뿐 아니라 자녀의 변화에도 크게 감사함을 느낀다. 책으로 기차놀이나 징검다리 놀이만 했지 잘 읽지 않던 둘째아들이 책을 읽고, 또 책 읽는 깊이가 깊어진 것이다.

장은주(39) 회장은 고척도서관에서 지적장애인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도서관·독서논술관련 세미나나 연수도 받을 수 있어 스스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귀띔한다.

2남을 둔 이경은(45) 씨는 "아이를 위해 봉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내가 힐링이 된다"며 모임을 통해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명예교사   장은주 문정화, 이경은, 윤미영,    유선옥, 신경화, 박정희, 안정현
   김영주, 이소영, 문주영, 이희선,  정지윤, 김선우, 이현미, 백은정,   김성하, 최우선, 김수정, 어소정
   이희옥,

"동화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더라고요. <장수탕 선녀님>, <오늘의 날씨는> 등 어른의 추억을 되살려주고 감동되는 도서가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다른 아이들을 돌보면서 조금이나마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독서수업을 한 뒤에 그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장은주 회장은 지난해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아 매달 문화 및 역사기행을 다닌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문학 속 배경이나 작가의 생가 등을 방문하면서 아이들의 문학적 감성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고학년이 되면 도서관 이용 횟수가 줄어드는데 정작 독서가 필요한 나이다.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추억으로 쌓이는 만큼 책과 가까이 하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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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마녀 2013-10-10 19:37:06
공지애 기자님~
바쁜 시간내셔서 본교 도서관에 방문하여 저희 학부모님들의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예쁘게 기사에 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더 많은 학부모, 교사, 어린이들과 공유하고자 학교 홈페이지에도 게재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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