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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씨앗]협동조합은 그래도 우리들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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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씨앗]협동조합은 그래도 우리들의 희망
  • 이미연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사무총장)
  • 승인 2013.09.09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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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천국이라고 하는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는 '시장 간다'는 말을 '콥(coop의 이탈리어 발음)간다'고 한다. "스위스에는 '미그로 키즈(Migros kid's)와 코프 키즈(Coop kid's)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미그로협동조합과 코프 스위스 협동조합은 스위스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소비자협동조합이며 어린이들은 부모를 따라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 우리도 이런 세상을 꿈꿔본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걸음마 단계도 아닌, '강보에 싸인'단계라고 한다. 또한 그마저도 민간의 자발적인 주도보다는 정부에 의해 육성되어지는 요소도 있다. 지금의 협동조합이 자조·자립의 가치를 구현하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사업체로 뿌리를 내려야 협동조합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협동보다는 경쟁이, 상호공존보다는 승자독식문화가 지배적인 구조에서 '협동'의 힘으로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하여 규모의 힘을 키우고 공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대자본의 횡포에 맞서며 서민경제의 활로가 된다면 그게 바로 우리의 희망일 것이다.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한 협동조합은 7월말 전국적으로 2000여개, 서울은 500여개 된다. 업종으로 보면 공동구매 및 판매 업종이 가장 많으며, 사업자협동조합이 70%정도이다. 예를 들면 동종사업자간 협력으로 공동구매 및 브랜드 개발, 판로 개척 등을 하거나, 퀵서비스, 학습지교사, 대리운전자 등 비정규직에서 직접 협동조합을 만들어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가고, 교육 · 통신 · 복지서비스업 등등이다. 조합원은 10여명 내외이며 출자금 규모도 평균 1천만원 내외로 기존 자영업 규모와 비슷하다.

그래서 개별단위 혼자의 힘으로는 자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으며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공동성장전략을 짜야 하고 이는 지역사회생태계 활성화와 연합조직 결성이 가장 핵심적인 관건이다.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협동조합의 경제적 자립과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민간 협력이 우선이며 주체형성이 돼야 한다.

첫째, 기초 자치구 단위로 이종동종협동조합이 한자리에 모이는 협의회를 구성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애로점을 취합하여 해결방향을 찾고, 협동조합 홍보, 상호 거래, 정부정책에 대한 민간의 입장을 모아내고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각 지역별협의회는 서울광역단위의 협의체인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점차 협동조합 수가 많아지면 업종별연합회도 구성하여 동종업종의 협력으로 활로를 찾고 서울시에서 점차 전국 단위로 넓혀 가야 할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간 협동만이 아니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사업체 등 사회적경제조직과도 협력을 하여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내 주민소모임, 온라인커뮤니티 등과도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역사회내 사회적경제가 뿌리내리고 지역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협동조합간 협동으로 주체형성을 튼튼히 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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